이달초 아동학대치사죄 적용 기소
16개월 된 영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을 적용했던 검찰이 사망 원인 재감정을 의뢰하면서 학대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열렸다. 이와 관련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살인 혐의와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법정형은 비슷하지만 실제 형량 차이는 크다”며 적절한 처벌과 진실 규명을 위해 이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조사부(부장 이정우)는 최근 16개월 영아 A양에 대한 재감정을 부검의 3명에게 의뢰했다. 부검의들은 숨진 A양의 진료기록, 증거 사진 등을 토대로 사망 원인과 부상 정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선 검찰 조사와 국립과학수사원의 부검 결과 밝혀진 A양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었다.
검찰이 재감정 결정을 내린 데에는 양부모 살인죄 적용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검찰은 A양의 양모 B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 양부 C씨에게 아동 유기·방임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검찰의 재감정 결정에 시민단체들은 “학대 양부모의 혐의와 숨진 아이의 사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살인 혐의 기소를 촉구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학대치사는 죽일 의도가 없었는데 ‘어쩌다’ 죽었다는 건데 A양은 죽을 때까지 맞았다. 학대치사로 기록돼 A양의 삶과 죽음이 너무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B씨에 대한 살인 혐의 적용 여론이 뜨거웠다. 지난 20일 마감된 B씨와 C씨의 신상정보 공개와 살인 혐의 적용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3만여 명이 동의가 모였고 서울남부지검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A양을 추모하는 근조 화환 행렬이 이어졌다.
공 대표는 근조화환 행렬에 대해 “A양에게 친부모가 있겠지만 입양된 채 사망해 유족이 없어 검찰이 손쉽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한 거 아닌가 의심했다”며 “그래도 전국 각지에서 ‘전주 엄마’, ‘논산 이모’가 A양의 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에 대한 혐의가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으로 바뀌면 형량 자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동학대치사죄와 살인죄의 법정형은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신수경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변호사는 “법정형은 비슷하지만 실제 양형은 살인죄는 22~23년이지만, 아동학대치사는 6~8년인 경우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