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SQ4 그란루쏘 제냐 펠레테스타
명품이라 불리는 모든 제품엔 흔들리지 않은 브랜드 철학과 양산형 모델에선 느낄 수 없는 고유한 기술이 덧칠된다. 한정판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가치는 배가 된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SQ4 그란루쏘 제냐 펠레테스타(Zegna Pelletessuta)’는 한정판이 보여줄 수 있는 높은 완성도와 고급스러운 마감이 백미다. 실내 소재는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놓은 예술에 가깝고, 동력 성능은 내연기관으로 빚어진 정교한 작품과 같았다.
마세라티 플래그십 모델답게 크기에 대한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유선형 라인과 날렵한 비율로 시각적으로 작아보이는 차체는 전장(5265㎜)과 전폭(1950㎜) 모두 제네시스 G80보다 크다. 충분한 휠베이스(3170㎜)로 2열 거주성까지 확보했다.
한정판, 즉 희소성은 ‘펠레테스타(Pelletessuta)’로 불리는 인테리어 디자인 소재가 핵심이다. 펠레테스타는 이는 잘 짜인 가죽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한정판 모델을 위해 정교하게 직조된 소재가 실내를 전반적으로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고품격 경량 나파 가죽이 주를 이룬다. 특수한 설계와 마감을 위해 얇은 나파 가죽 스트립을 교차했다. 시트와 대시보드에서 볼 수 있는 여러겹의 가죽은 마치 실처럼 얽히고설켜 입체적인 효과를 냈다.
알칸타라로 보이는 내장재는 제냐 멀버리 실크다.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이어온 마세라티와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한정판 모델에 부드러우면서 내구성이 높은 실크와 펠레테스타를 활용해 이탈리아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구현했다.
이 때문에 손에 닿는 모든 소재가 주는 촉감이 특별했다. 운전대와 변속기를 뒤덮은 가죽부터 센터 콘솔에 덧댄 원목의 느낌도 자동차가 아닌 고급 가구의 느낌이다. 조작 다이얼 아래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트레이드마크인 레터링이 더 특별하다.
시트는 콰트로포르테 성향에 맞춰 스포츠 디자인이 적용됐다. 허벅지 길이가 조절되지 않지만, 키가 큰 운전자도 적합할 정도로 길이가 넉넉하다. 옆을 잡아주는 볼스터 역시 적당하게 돌출됐다. 다만 꼿꼿하게 서 있는 듯한 2열 시트는 옥에 티다. 이는 콰트로포르테가 쇼퍼드리븐보다 오너드리븐에 가깝게 설계됐다는 방증이다.
화려한 HUD(헤드업디스플레이)나 풀디지털 계기판이 없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화려한 소재와 어우러진 아날로그에 집중한 인상이 강했다. 이는 마세라티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적 혁신 외에 시각·청각·촉각적인 요소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구현해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느낌을 유지하는 브랜드 전략으로 읽힌다.
이탈리아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된 6기통 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430마력에 최대 토크 59.2㎏.m(2500-4250rpm)의 제원을 갖는다. 변속기는 자동 8단이 조합됐다. 후륜 구동 기반으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8초에 불과하다. 가속페달에 깊게 밟으면 묵직하게 튀어 나간다.
남심을 저격하는 폭발적인 배기 사운드와 함께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역동성은 그대로다. 주행 모드별 달라지는 에어서스펜션으로 차체가 낮게 깔리는 효과는 물론, 사륜구동 시스템과 차동제한장치(LSD)를 통한 코너링 탈출 능력이 일품이다.
2톤의 공차중량에 넓은 바퀴 거리가 주는 안정감도 만족스럽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더라도 뒤가 불안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특히 스포츠 페달로 조작하는 수동 변속 기능은 배기음과 함께 즉각적이고 빠른 피드백으로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까지 더했다.
기분 좋은 배기음을 거둔다면 실내 정숙성도 합격점이다. 완성도 높은 밀폐력으로 바워스&윌킨스(Bowers&Wilkins)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의 입체감이 더 살아났다. 스피커는 음장모드에 기댄 보급형이 아닌 음원이 가진 날 것 그대로를 전달한다. 냉정할 정도로 정확하게 분배된 해상도가 돋보인다.
‘콰트로포르테 S Q4 그란루쏘 제냐 펠레테스타’의 가격은 2억1400만원이다. 역동적인 달리기를 즐기고 전통을 중시하며 아날로그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소유주에게 적합한 프리미엄 모델로 정리할 수 있다. 한정판인 까닭에 국내 판매 대수는 극소수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