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킥보드 인도 누벼도 단속 못 해
헬멧 미착용도 4개월간 경고뿐
“정신이 하나도 없네!”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타면서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비켜 선 기자를 지나치며 한 행인이 쏘아 붙인 말이다.
지난 10일부터 전동킥보드를 자전거와 동일하게 적용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기자가 지하철 2호선 삼성역부터 강남역까지 약 3㎞ 구간을 직접 타본 결과, ‘아찔’한 상황은 개정 도로교통법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시행전이나, 시행후나 크게 달라지는게 없다는 얘기다. 특히 국회가 지난 9일 새로 시행된 도로교통법에서 문제점을 일부 보완한 법안 통과시켰지만 그간 지적돼온 ‘킥라니’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부터 킥보드 운행시, 안전모 미착용, 동승자 탑승 등에 대해서는 범칙금 20만원 부과된다.
기자가 킥보드를 탔던 삼성역~강남역 구간 중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보도블럭 색깔 등으로 구분된 ‘분리형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는 2호선 삼성역 5번 출구 앞 약 200m에 불과했다. 그 외에는 도로 전체가 동일한 형태인 비분리형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였다.
이런 도로에 전동형킥보드까지 올라오면서 더욱 위험해진 셈이다.
자전거겸용도로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자전거도로 1만7990㎞(2014년 10월 기준) 중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가 78.4%를 차지한다.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라면 분리가 됐든 안됐든 보행자가 모두 이용할 수 있어 보행자와 전동킥보드가 뒤섞이는 위험한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개정된 법에 따라 전동킥보드가 보행자 사이를 누리는 ‘킥라니’를 단속, 처벌할 근거가 사라진 셈이다.
이는 지난 9일 국회에서 통과된 강화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경찰 관계자는 “강남구 관내에 인도 자체가 넓어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가 많다”며 “개정된 법으로는 이제 킥보드가 인도로 다녀도 사실상 단속 못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도가 넓은 만큼 인파도 많아 전동킥보드 운행하기 쉽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께 특히 통행량 많은 지하철역 출구 인근에서는 삼삼오오 걷는 행인들 사이에서 전동킥보드를 멈추거나 내려서 끌고갈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 안전모 미착용, 동승자 태우는 행위 등도 4개월 간은 규제할 근거 없다. 이날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서는 안전모 착용 의무화 아니고 ‘경고’ 대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통과된 강화된 도로교통법에서는 안전모 미착용, 동승자 탑승 등에도 범칙금 물리는 등 처벌 규정이 마련됐다.
기자가 전동킥보드 탔던 약 한 시간 동안 전동킥보드 타는 시민 십수명을 마주쳤지만 안전모 착용한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다. 이 역시 배달플랫폼 유니폼과 가방을 챙긴 시민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2인 탑승이나 안전모 미착용 등에는 경고, 계도를 하고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만 단속한다”고 설명했다.
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