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인도의 자부심이자 신성한 동물 코끼리가 벼랑 끝 위기에 몰리고 있다. 수도 뉴델리에서 지난해 14마리이던 코끼리 수는 올해 8마리로 급감했고, 남은 수의 장래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편이다.
인도에선 결혼식이나 힌두교 사원에서 하우다(코끼리나 낙타 등에 얹는 의자)를 짊어진 코끼리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힌두교 신자들은 코끼리에게 차파티(인도의 밀가루 빵)를 먹이고 축복을 빈다. 아이, 어른 할 것이 없이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코끼리의 행진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델리에서 이런 기념식 등에서 일하는 코끼리는 이제 8마리만 남았다. 작년 14마리 가운데 올 여름 공식 조사에서 6마리가 사망 또는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뉴델리 코끼리가 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뉴델리 시가 안전을 우려해 방목지가 풍부한 야무나 강둑 근처에서 코끼리가 살지 못하도록 금지하면서, 코끼리들은 북부 외곽의 슬럼가로 쫒겨나고 있다. 이제 코끼리들은 한마리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도로에 쓰레기가 천지인 곳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
시는 남은 8마리 코끼리에 마이크로칩을 주입해 쉽게 추적 조사할 수 있게 했을 뿐 이들의 실종을 막기 위한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코끼리 예약사무소 매니저인 압둘은 “코끼리는 인도 보리수 나무 잎을 좋아하는데, 코끼리들이 자유롭게 먹이를 찾을 수 있는 장소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지고 있다”며 “델리나 도시에서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크 슈클라 뉴델리 야생동물 관리소장은 “최근 델리에서 길을 걷다 트럭에 치인 코끼리 두마리를 구해냈다. 한 마리는 실명됐고, 다른 한마리는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됐다”며 “도심의 코끼리들은 길에서 유리나 쇠못에 찔리기도 한다. 발에 종양이 있는 것을 종종 보는데 나중에 암으로 바뀐다. 끔찍한 일이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델리는 더이상 동물들이 살기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코끼리 주인들이 자발적으로 델리 외곽으로 이동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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