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쟁의조정 신청 논의
‘세타2 리콜 충당금’ 반발도 커져
한국지엠, 전면파업 가능성 여전
르노삼성, 내달까지 공회전 예고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공회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연쇄 파업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지엠(GM), 르노삼성차에 이어 기아차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에 들어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는 이날 대의원대회를 열어 중앙대책위원회 구성과 쟁의조정 신청을 논의한다. 이어 ‘세타2 엔진 리콜 충당금’을 반영한 3분기 실적과 관련한 기자회견도 준비 중이다.
노조는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의 사내 유치를 비롯해 잔업 보장과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의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것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최후의 카드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의 대규모 품질비용 반영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노사 분위기도 급랭했다. 현대차 노조가 “교섭이 끝나자마자 품질 관련 징계를 남발하며 조합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도 기아차 노조 조합원들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쟁의조정 신청 이후 조정 절차를 거쳐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지엠 노조는 잔업·특근 거부와 철야농성을 진행 중이다. 교섭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조는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진행하며 2만여 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올해 역시 전면파업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지엠 본사의 글로벌 구조조정 여파에 한국지엠이 포함될 것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폐쇄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이후 11월 초 집행부 선거까지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생산 축소와 인력 감축 우려 속에서 강성 기조의 집행부가 구성될 경우 파업은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원 찬반 투표 등 거쳐야 하는 과정이 관건이다.
임단협 장기화와 연쇄 파업은 완성차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판매량이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수 판매마저 위축된다면 연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한국지엠)의 생산량은 비수기인 8월 23만3357대에 이어 9월 34만2490대로 회복세가 뚜렷했다. 특히 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월 최저(9만5791대)를 기록한 이후 9월 19만1374대로 뛰어올랐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 속에서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량 위축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며 “내년 이후 불확실성이 더 큰 만큼 연내 임단협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