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시스템 완성
잠룡들 선의경쟁 준비
글로벌·미래사업 마련
[헤럴드경제=서정은·문재연 기자] 1기 회장·행장 겸임, 2기 회장·행장 분리, 3기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기’가 사실상 시작됐다. 윤종규 회장은 16일 열린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선출됐다. 오는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되면 2023년까지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윤 회장은 첫 임기 때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경영진 내홍으로 난리를 겪은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안정시켰다. 두 번째 임기에는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 은행그룹이 아닌 금융그룹의 면모로 일신했다. 증권(KB증권)과 보험(KB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적극적 인수합병(M&A)도 추진됐고, 해외진출도 가속화됐다. 메트릭스 조직을 안정화시켜 업권별 계열사간 시너지도 극대화했다. 금융권을 강타한 사모펀드 사태에서 KB금융이 사실상 ‘무풍지대’가 된 것도 윤 회장의 치밀하고 정교한 관리능력 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기 시대를 맞이하는 윤 회장의 숙제는 굳건한 지배구조와 지속적인 성장기반 구축이다. 윤 회장이 안정화시킨 지배구조가 또다시 경영진간 내홍으로 흔들릴 싹을 아예 제거하는 숙제다. 당장 윤 회장의 3기 시대와 함께 ‘포스트 윤종규’의 설계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당장 지주사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2기 동안 지주역할이 강화된 만큼 윤 회장과 함께 그룹 전체를 이끌어 갈 최고경영진 강화의 필요성이다. 그룹 2인자인 허인 국민은행장이 연임할 지, 지주사로 자리를 옮길 지가 관건이다. 허 행장이 자리를 옮긴다면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유력한 후보다. 허 행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지만, 국민은행장 자리는 회장 선출 시 당연직 후보다. 새로운 국민은행장이 탄생하면 허 행장과 경쟁구도를 이루게 된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도 윤 회장의 숙제다. 이자수익 중심인 국내 금융지주의 공통과제가 비이자, 자산관리, 투자은행 등 사업 다각화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모든 금융업 라인업을 완비한 만큼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자산관리, 투자은행 부문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최근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의 그룹 내 안착도 그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진출도 중요하다.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고, 네이버 등 빅테크의 도전도 거세다.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성장은 정체된 채 안방은 도전받는 진퇴양난에 처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이미 은행과 카드 등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에 튼튼한 기반을 갖췄다. 글로벌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운용사 M&A도 지속적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주주 지배구조 개선은 난제다. 신한지주나 우리금융의 사례에서 처럼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위해 거수기 비판을 받는 사외이사 보다는 주요주주를 대표할 수 있는 이사를 선임하는 게 최근 흐름이다. KB금융은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주요주주가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정 지분율 이상을 가진 주주의 이사선임 요구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보장된 권리다. 이사회 구성에 대한 윤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KB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윤 회장이 이미 탄탄한 장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판을 크게 흔들기보다 본인의 청사진을 완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최근 강조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글로벌사업, 후계 구도 양성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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