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국산화 정책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로컬 정보기술(IT)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라는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강조해왔다. 2019년 12월에는 향후 3년 내 정부기관과 국영기업의 컴퓨터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국산 제품으로 모두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에 따라 중국 내 수입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국산 제품 대체율은 2020년 30%, 2021년 80%, 2022년 100%를 목표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국산화 행보는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보다는 자국의 첨단산업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표준으로 끌어올리고, 기존의 전통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에서 신경제와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로컬 IT기업들은 현지 수요에 특화된 제품 개발과 높은 가격 경쟁력을 통해 최근 몇 년간 매출이 급성장했다. 따라서 국산화 트렌드는 정책적 유인 외에도 이같은 경쟁우위와 첨단장비·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이미 추세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압도적 1위였던 오라클(Oracle)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43%에서 2018년 25%로 하락했고, 중국의 대형 IT 기업인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킹디(Kingdee), 용유(Yongyou)와 같은 로컬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도 국산화 정책에 힘입어 높은 외형 성장을 기록 중이다. 로컬 소프트웨어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2019년 31% 수준에서 꾸준히 확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IT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는 중국 기업의 소프트웨어 지출이 2020년 전년 대비 16%, 2021년 전년 대비 18%로 빠르게 증가하고, 그 중에서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관련 지출은 2020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중소기업도 최근 SaaS 등 소프트웨어 지출을 추가로 늘리고 있다. 중국 내 클라우드 인프라와 5G 네트워크가 보급되고, 다양한 로컬 SaaS 제품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도 중국 소프트웨어 수요 증가와 로컬 IT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