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내 법개정 유력

상호금융권 전반 확산되면

저축銀 3500개 신설 효과

과당경쟁·금융대란 가능성

[헤럴드경제=김성훈·홍태화 기자] 신협의 공동유대범위(영업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신협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면서 금융위원회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3500여개의 상호금융조합이 시·군·구를 넘어 영업할 경우 경쟁과열과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법 통과 시 시행령 등 행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건전성 규제를 강화해 부실을 예방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위 관계자는 “신협법 통과는 사활을 걸고 막아야 한다”며 “금융기관 부실화로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이 뻔히 예견되는데 방치하는 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신협법 개정안은 조합의 설립·가입기준인 공동유대를 전국을 10개로 나눈 구역(▷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전·충남 등) 내에서 가능하도록 넓히는 내용이다. 현재는 시·군·구 주민으로만 제한돼 있는데, 확대하면 수익성도 올리고 부실도 줄일 수 있다고 신협은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공동유대를 넓히면 신협 단위 조합이 사실상 저축은행이 된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현재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영업하고 있다. 신협의 지역조합은 지난해 9월 기준 668개이다.

문제는 신협이 공동유대를 넓히면 농협, 수협, 산립조합, 새마을금고 등 시·군·구에 묶여있는 다른 상호금융도 줄줄이 공동유대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새마을금고의 공동유대를 넓히는 법안도 국회에 올라와 있다. 결국 상호금융 전체 3500여개 단위조합이 저축은행화할 수 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협의 영업구역 확대 명분 중 하나는 새마을금고가 법적 근거 없이 전국 9개 권역에서 광역화해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라며 “신협을 해주면 ‘우리도 해달라’는 요구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당초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영업했는데, 2010년부터 6개 권역으로 광역화한 뒤 무리한 영업경쟁을 벌여 부실사태가 났다. 결국 저축은행 31개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신협 역시도 1990년대 후반 조합간 자산확대 경쟁을 벌이다 부실이 발생했고, 2003년까지 580개 신협이 사라졌다. 현재도 64곳이 구조조정 중이며, 순자본비율,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도 다른 상호금융에 비해 좋지 않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협은 현재도 예탁금 비과세 혜택으로 수신이 많아 여유자금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공동유대를 넓혀서 수신이 더 늘어나면 여유자금만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금융위가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건전성 규제 강화 뿐이다. 현재 2% 이상으로 규제받고 있는 순자본비율을 저축은행 수준(BIS 7% 이상)으로 올리고, 현재는 없는 유동성 비율 규제도 100% 이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허술한 내부통제를 조이기 위해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를 두게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예탁금 이자와 출자금 배당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없애는 것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나 건전성 규제 완화는 시·군·구 내에서 밀착된 관계를 바탕으로 풀뿌리 서민금융을 제공한다는 정체성을 전제로 제공된 것이기 때문에, 신협이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한다면 그에 맞는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