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엘리트’ 단지, 급매 거래 활발
재건축도 들썩, 잠실주공5·은마도 급매 소진
추가매물 및 추격매수…강남 집값 변수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급매물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황금연휴 사이 빠르게 소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집주인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 호가(집주인 부르는 값)를 다시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다. 매수자는 ‘싼 매물’을 잡기 위해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어 반짝 거래에 그칠지, 추가 거래가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의 대표 단지로 꼽히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에서는 잠실엘스 84㎡(이하 전용면적)가 18억원대 후반에 거래된 것을 포함, 지난달 말 이후 10건 이상의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3월까지만 해도 거래 자체가 없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재건축 대장주로 통하는 ‘잠실주공5단지’의 76㎡는 연휴 직전 18억원대로 3건 거래됐다. 이달 말 잔금 납부 조건으로 나온 다주택자 매물이다. 이로써 직전 최고가보다 3억원 이상 내린 18억원 초반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19억원대 매물만 남았다.
이들 단지에선 올 들어 호가가 고점 대비 2억~4억원씩 빠진 급매물이 나왔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자금 출처 조사에 대한 부담이 커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특히 6월 1일부터 높아지는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절세 매물’에, 4·15 총선 결과로 부동산 규제 완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집주인의 ‘실망 매물’이 더해져 급매물이 늘어난 추세였다.
잠실엘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보유세 부담이 커진 사람들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았던 게 사실이었는데, 지난달 말부터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했다”며 “최근엔 호가를 다시 2000만~3000만원 올린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소진된 것과 관련, 일단 가격대가 매수 대기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내려간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3월 리센츠 84㎡가 16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이는 특수거래여서 시세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양도세·보유세 회피 급매는 이달 중에 대부분 나오고, 코로나19도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6월 이후에는 딱히 집값이 내릴 요인이 없다는 인식도 커지는 중이다. 잠실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가격 동향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같은 단지 안에서 큰 평형대로 이동하는 수요도 적지 않다”며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자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도 꾸준히 집을 보러온다는 전언도 이어졌다. B공인 관계자는 “경기 광명, 구리와 같이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 팔고 오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송파구 아파트 거래 10건 중 3건(29.5%)은 서울 외 거주자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외지인 거래 비중은 30.1%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읽힌다. 17억2000만원짜리 76㎡ 매물은 지난달 27일 시장에 나오자마자 거래됐다. 같은 주택형의 급매물 가격이 지난달 말 17억2000만∼17억5000만원까지 떨어졌었지만, 최근 호가가 다시 5000만원 이상 뛰었다.
현재 이 단지 1층만 17억2000만원 선에 나와있고 중간층은 17억9000만∼18억3000만원 수준이다. 초급매가 일부 소화되고 매수 문의가 늘자, 집주인들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고 가격을 올린 것이다.
시장의 관심사는 추격 매수 여부로 향하고 있다. 이 지역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싼 매물’ 가격을 기준으로 매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집값 전망은 추격 매수와 다주택자들의 추가 절세 매물 규모가 좌우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6월 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끝나면 절세 매물이 사라지면서 집값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정부 규제와 경기 침체로 올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