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성탄선물' 언급 이후 미군정찰기 지속 비행
-비행 때마다 위치식별장치 켠 이유 궁금증 증폭
-민간 '에어크래프트스폿'에 미 정찰기 항적 노출
-북한에 대한 경고 vs. 국제규정에 따른 행위 '분분'
-규정상 5.7t 이상이면 공중충돌 방지 위해 켜야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미군 정찰기 리벳조인트(RC-135W)가 3일 한반도 상공을 위치식별장치를 켠 채 비행했다. 미군 군용기가 위치식별장치를 켠 채 비행한 것에 대해 '북한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오는가 하면, 군용 정찰기의 비행 때 위치식별장치를 켜는 것이 원칙이라는 견해도 있어 주목된다.
3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공군 정찰기 리벳조인트가 남한 상공 3만1000피트(9.4㎞)를 비행했다. 구체적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표준시 기준 3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 RC-135W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군 정찰기의 이번 비행에 대해서도 전날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군용 항공기 역시 통상적으로 위치식별장치를 켜고 비행하는 관례에 비춰볼 때 예정된 임무수행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말 북한이 '성탄절 선물'을 언급한 이후부터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이 주목받고 있다.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초를 넘어 현재까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또한 지난 2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미 해군 해상초계기 P-3C가 남한 상공을 비행했다.
미군 정찰기의 활동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포착되는 이유는 미군 정찰기가 위치식별장치를 켜고 정찰에 나서기 때문이다.
미군이 위치식별장치를 켜는 이유에 대해 '미국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군용 정찰기라 하더라도 공중에서의 충돌 방지를 위해 위치식별장치를 켜고 비행해야 한다는 국제 규정을 따르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미군 정찰기가 위치식별장치를 켜고 비행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르면, 항공기 중량이 5.7t 이상이거나 객석수 19석 이상의 모든 항공기는 위치식별장치(공중충돌방지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우리 군 당국의 정찰기 역시 통상적으로 공중충돌 방지를 위해 비행 중 위치식별장치를 켜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벳조인트는 최소 중량 79.5t~만재 중량 135t 규모의 거대한 비행체다. ICAO 규정에 따라 공중충돌 방지를 위해 위치식별장치를 켜야 한다. 우리 군 당국의 정찰기 역시 비행 중 이 규정에 따라 위치식별장치를 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미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정찰기 비행 횟수를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은 상존한다.
다만, 군용 정찰기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임무구역 일대를 꾸준히 정찰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정찰기가 정찰 비행을 할 때마다 '북한에 대한 경고메시지'로 해석하는 건 과잉 해석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