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 입국시 무증상이었다가 검사 결과 양성

보건당국 “코로나19, 증상 경미하거나 무증상 특징”

전문가 “발열 체크만으로는 환자 걸러내지 못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전파 원인의 하나로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아주 가볍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검역 기준인 발열이나 기침과 같은 증상만으로는 환자를 걸러내기 어려운 만큼 사례정의나 접촉자 범위를 좀 더 넓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은 입국시 특별 입국절차에서 무증상으로 통과했다. 하지만 이후 유학생 전수검사 규정에 따라 감염 여부를 확인했더니 양성판정이 나왔다. 증상이 없었지만 이후 진단 검사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더라도 활성화되지 않으면 열이나 기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잠복기라고 전염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증상이 있을 때보다는 전염력이 낮다”고 말했다.

이같은 코로나19의 특성은 보건당국도 파악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증상은 발열이 낮고, 피로가 있기도 하며, 인후통으로 시작하기도 한다”며 “진단 당시 무증상이라고 해 끝날 때까지 무증상으로 가는 것은 아니어서 전문적인 의료진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단순히 한 두 가지의 증상 여부만으로 코로나19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과 홍콩 연구진이 지난 달 28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한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1100여명의 환자 중 병원 방문 당시 발열 증상을 보인 환자는 43.8%로 나타났다. 다만 입원 치료 기간에는 88.7%가 37.5도 이상의 고열 증상을 보였다. 또한 확진 당시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을 보인 환자 중 20%는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환자의 경우 입원 시점에서 체온을 측정하면 중증이지만 37.5℃가 안 되는 환자가 52%였다”며 “정부는 중국·홍콩 등에서 오는 입국자의 발열 여부를 앱으로 모니터링하고, 국민에게는 38℃ 이상의 고열이 지속할 때 선별진료소를 찾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매뉴얼·체크리스트만 가지고 열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다가는 중증환자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난 뒤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교수는 “이번 코로나19는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비전형적인 특성이 있다”며 “증상이 나타난 시기보다 앞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사례 정의나 접촉 범위를 좀 더 넓혀서 방역망을 짜야 무증상 환자를 놓치지 않고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