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조기패소 후 18일만에 이의제기 신청
ITC, 결정 뒤짚은 전례 없어…번복 가능성 낮아
이달 중 수입금지 수위 발표…합의 기준점 될 듯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LG화학과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조기패소한 SK이노베이션이 3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이의제기를 신청한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달 14일 ITC가 내린 조기패소 결정에 불복해 18일 만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이의제기는 ITC의 기존 결정에 대해 재판단을 요구하는 통상적인 절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개월간 소송 과정에서 소명한 내용과 관련 주장에 대해 ITC가 다시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달 19일 ITC로부터 140쪽 분량의 결정문을 전달받은 SK이노베이션은 이를 검토하며 이의신청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 달 24일이 이의신청 마감일이었지만 SK이노베이션은 한 차례 연장신청을 해 결국 이달 3일까지 신청하는 것으로 조율했다.
공을 넘겨받은 ITC는 다음달 17일께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지 또는 기각할 지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ITC가 이제까지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기존 결정을 뒤짚었던 전례가 없었던 만큼 SK이노베이션이 조기패소 번복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ITC의 조기패소 입장을 재확인할 경우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의 합의 절차에 더욱 속도가 날 것이란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으로선 최종판결 예정일인 오는 10월 5일 전까지는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심은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내릴 제재 수위에 쏠리고 있다. ITC가 지난 달 양사에 전달한 결정문에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훼손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을 뿐 아직 수입금지 관련 내용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ITC는 이달 중 구체적인 수입금지 조치안을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치안은 최종 판결 이후 즉시 발효된다.
양사는 ITC가 배터리 관련 부품과 소재 등 원자재 수입만 막을 지 아니면 향후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판매까지 금지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생산 제품에까지 제재를 가할 경우 미국 내 배터리 공정에 총 3조원 가량을 투자한 SK이노베이션으로선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는 ITC가 수입금지 조치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어떤 영업비밀을 어느 수준으로 침해했는지도 동시에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이를 근거로 삼아 합의 방향과 수준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수입금지 조치가 나올 경우에도 ITC와 미국 행정부에 재검토해달라는 ‘공익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말 그대로 수입금지가 미국 경제 등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달라는 것”이라며 “우선 이달 중 나올 수입금지 조치가 어떻게 나올 지 확인한 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