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높았다면 오히려 전파력은 떨어져”
2009년 신종플루, 계절성 유행병으로 바뀌어
“인플루엔자와 달리 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이 없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 단계를 지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계절성 독감과 같은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18일부터 코로나19를 호흡기 감염병과 계절독감 표본 감시체계에 추가해 감시, 관리하고 있다. 계절성 독감처럼 코로나19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조치다.
장기적으로도 코로나19가 지난 2009년 발병한 '신종플루(H1N1)' 사례처럼 세계적인 계절성 유행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종플루는 2009년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돼 이듬해까지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추산 1만800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대유행 단계를 지난 후에도 신종플루는 계절성 인플루엔자로 남았다. 매년 예방접종도 이뤄지고 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교수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명확해지겠지만 증상이 약한 대신 전파가 빨라 사라지지 않는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만약 치사율이 높았다면 오히려 전파되지 않고, 소수의 사망자만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상이 가볍거나 아예 없기 때문에 평상시처럼 외출을 하고, 그 과정에서 대규모 감염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만 신종플루와 달리 백신이 없기 때문에 계절성 유행병으로 남는다면 대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기모란 교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항상 있었기 때문에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도 기존의 타미플루와 같은 약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사스, 메르스 등 7종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개발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도 "신종플루는 H1N1이라는 기존의 인플루엔자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서 대유행으로 갔다"며 "국민들이 어느 정도 면역이 있었고, 매년 맞던 인플루엔자 백신을 약간 변형해 백신을 생산했기 때문에 대응체계에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학계서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애틀랜틱 등에 따르면 전염병 전문가인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가 1년 안에 전 세계 인구의 40~70%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각하고 위협적인 경고는 아니다. 누구나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는 흔한 질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감염병 전문가인 아메시 아달자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 교수도 "독감과 감기가 유행하는 계절과 코로나19의 발생 궤적과 확산 상황을 살펴본다면 코로나19가 계절 유행성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코로나19를 포함해 사람에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는 7종이다. 그 중 사스와 메르스를 제외한 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발견되며 가벼운 감기 증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도 해마다 늦가을부터 봄까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