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에 휴업매장 속출

환자 다녀간 오프라인매장 초토화

방역작업에 장사 못하고 매출도 뚝

재개장 후 ‘낙인효과’가 더 큰 문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다녀간 장소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휴·폐업이 잇따르면서 유통가들의 근심도 커져가고 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임시 휴업을 하고 방역 작업에 나서는 모습 [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다녀간 장소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휴·폐업이 잇따르면서 유통가들의 근심도 커져가고 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임시 휴업을 하고 방역 작업에 나서는 모습 [연합]
신종 코로나 12번째 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밝혀진 서울역 편의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 12번째 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밝혀진 서울역 편의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연합]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소비시장에 ‘휴·폐업 리스크’라는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확진자들의 동선에 포함된 지역은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켜 그야말로 초토화되면서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가도 커지고 있다.

특히 면세점, 마트, 쇼핑몰 등 유통매장들은 방역작업을 위한 2~3일의 임시 휴업일 동안 매출이 ‘제로(0)’인데다 재개장 후에도 ‘확진자가 방문한 매장’이라는 낙인효과로 예전만큼 모객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에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당시처럼 임시 휴업이 폐업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임시 휴업’ 벨트된 확진자 동선=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두 자릿 수를 기록하고, 이들의 최근 동선이 공개되면서 ‘임시 휴업’을 결정하는 매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상점 문을 닫고 방역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당장 문제는 없지만, 선제적 조치를 통해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임시 휴업을 결정한 대형 매장은 지난 주말에만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 신라·롯데 면세점, 이마트 부천점과 군산점, AK플라자 수원점 등 총 6개 매장에 이른다.

그간 확진자들의 동선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데다 방문 장소 역시 식당이나 극장 등으로 다양하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 수의 증가와 함께 환자들의 행동 반경도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확진자 경로가 서울·수도권 뿐아니라 강원과 전북, 제주 등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그만큼 방역을 위한 임시 휴업 업체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대인 간 감염인 3차 감염자가 출현하면서 임시 휴업 매장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AK플라자 수원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AK플라자 수원점은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3일부터 방역 작업을 위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15번째 확진자의 배우자가 수원점에 근무한 협력업체 직원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유통매장들이 자사 직원 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 등 수 백명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라 이들 중 한 명이라도 가족 중에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 사업장 전체가 휴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임시 휴업 가능성이 광범위해지는 셈이다.

방역 작업을 완료한 이후에도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손님들이 예전만큼 매장에 방문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매장들이 질병관리본부 발표 직후 해당 매장의 손님들을 퇴장시키고, 2~3일에 걸쳐 꼼꼼히 방역 작업을 하더라도 이미 높아진 공포감이 해소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오히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매장’이라는 낙인 효과 때문에 고객의 발길이 끊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서울 강남 음식점, 경기 부천 영화관, 일산 미용실 등은 손님의 방문이 급감하며 초토화됐다. 이에 일부 매장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휴업을 결정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매장들은 선제적 차원에서 임시 휴업을 하고 방역 작업을 하지만, 고객들이 불안감을 떨쳐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은 환자가 다녀간 매장으로 낙인이 찍히면 임시가 아니라 아예 폐업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5조 면세시장도 휘청=신종 코로나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면세점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그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한령(한류금지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는 분위기를 180도 바꿔 놓았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중국 보따리상에게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데, 이들이 급감할 경우 매출의 절반 이상이 증발할 수 있다. 작년 국내 면세점 총매출은 25조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70%가량이 보따리상들로부터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국인의 관광 목적 단기비자 발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런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개별관광 비자를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보따리상들이 급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이미 한국을 찾는 보따리상들은 줄어드는 추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명동점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40~50% 줄었다”며 “춘절 연휴에 중국으로 돌아간 보따리상들이 다시 돌아와야 할 시점인데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도 “서울 시내 3개 매장의 일평균 매출이 작년 춘절 연휴 기간보다 30% 줄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매출이 더 감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