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심 결정 법적 구속력 없어

금감원장에 감면·감경 최종권한

금융위 절차도 2월내 끝날 듯

중징계 확정시 소송전 불가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손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의 인생이 결정되게 됐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연임이 제한되는 중징계로 결정됨에 따라 최종 결재권자인 윤 원장에게 공이 넘어갔다. 제재심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금감원장이 이를 수용하거나 감면·감경·가중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징계는 경고,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순으로 무겁다. 문책 경고를 받게 되면 이번 임기를 마친 후 3년 동안은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취업할 수 없다.

당장 오는 3월 24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날 임기가 만료되는 손 회장은 연임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앞으로 주총까지 50여일간 남은 제재 절차에 총력을 기울여 대응을 해야할 상황이다. 하나금융의 유력 차기 회장으로 거론돼 왔던 함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회장을 뒤를 잇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다만 우리지주와 하나금융 모두 “아직 제재가 확정된 건 아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제재심의 결정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결정권을 가진 윤 원장은 앞서 “제재심의 결론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번 제재안에는 금감원장 권한 밖에 있는 금융사에 대한 기관제재까지 패키지로 묶여 있기 때문에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친 뒤에야 개인에 대한 제재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을 거론한다. 금융위에서 전체적인 제재 수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임원에 대한 제재도 낮출 여지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하지만 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장 전결 사항인 임원 징계를 손 댈 경우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시간과의 싸움도 촉박하다. 3월24일 주주총회까지 제재안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손 회장은 제재와 상관없이 이번 연임에는 성공할 수 있다. 증선위와 금융위 의결을 거칠 경우 보통 한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런 시나리오를 상정해볼 수 있다.

이에대해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 일정을 감안해 2월 중에 금융위 의결까지 마쳐주기로 금융위와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이의신청까지 고려한다면 조금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은 있지만 주총 전까지는 최종 확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손 회장에게 최종적으로 남은 수단은 소송을 통하는 것이다. 제재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걸어 주총 전까지 인용 결정을 받아낸다면 연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금감원과의 관계 악화는 불가피하다.

31일 소집된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는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CEO 후보를 결정짓는다. 현재 우리금융의 사외이사들은 모두 임추위원을 맡고 있다. 이날 위원들은 제재심의 징계안에 대한 대응방향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사외이사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오늘 중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희·김성훈·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