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헌법소원 이후 5년 3개월만에 결론…
강남 재건축 부담금 수억원 불가피해, 재건축 사업 위축될 듯
재건축 막히면서 공급우려 목소리도
[헤럴드경제=민상식·양영경 기자] 헌법재판소가 27일 재건축 사업의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징수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헌재 결정으로 재건축 부담금 규모가 큰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추진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한남연립 재건축조합이 서울 용산구를 상대로 제기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4년 9월 한남연립 재건축조합은 재건축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재건축부담금제’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정부가 재건축 추진위 구성 시점과 입주 시점의 평균 집값 상승분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이익 금액의 10~50%를 재건축 조합에 부과하는 제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헌재의 결정으로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한 과도한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과 사회적 형평을 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종부세 인상,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해 등 현 정부의 연이은 규제 속에 이번 합헌 결정까지 나오면서 ‘엎친데 겹친격’으로 사실상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이번 결정으로 재초환 부담금이 조합원당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축 단지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일반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도 없는 데다 초과이익부분에 대해서도 부담금 부과가 확정됐다.
지난해 초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재초환 부담금 시뮬레이션 자료에서 강남의 한 단지는 가구당 부담금이 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웬만한 단지들의 재초환 부담금이 가구당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재초환 부담금의 근간이 되는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당초 조합원당 재초환 부담금을 4억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최근 집값과 공시가격 상승으로 이보다 훨씬 부담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조합의 일반분양 수입이 줄면서 재건축 부담금도 일부 상쇄될 수는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하는 곳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초환 대상 단지들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이다. 강남구 대치 쌍용2차 등 일부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최근 재건축 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재건축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곳은 모두 재초환을 피해간 단지들이고, 정작 재초환 대상 단지들은 부담금 문제로 사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며 “앞으로 강남권 재건축 사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아울러 이로 인한 공급부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