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선거…김병원 회장, 24일 최종 판결서 벌금 90만원→현직 유지
회장 연임 핵심 농협법 개정안, 국회 문턱 못 넘어 기존 선거제로 진행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공공단체 위탁선거 위반혐의에 대해 2심에서 벌금 90만원 형을 받아 현직을 유지하게 된 가운데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간의 경쟁구도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11일까지이고 후임자 선출은 임기만료 40일 전이어서 1월 중순께 이뤄진다.
25일 농축산업계에 따르면 차기 농협회장 선거의 변수는 회장 연임제·조합장 직선제를 핵심으로 하는 농협법개정이지만 현재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조국사태’로 야기된 여야간 첨예한 대치구도에다 오는 30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개정이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차기 선거는 기존의 지역·품목별 대의원 조합장들에 의한 간선제로 선거가 치뤄질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농협중앙회는 지난 11일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위탁하는 등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농협중앙회장은 250만명 농민 조합원을 대표하는 자리일뿐만 아니라 30여개 농협 계열사와 10만명 임직원을 거느린 재계 서열 9위인 대기업집단 수장이다. 매번 선거전이 소송에 휘말릴정도로 치열한 이유다.
현 회장의 연임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10여명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 후보로는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 전 감사위원장은 지난 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1위였을 만큼 득표력이 뛰어났다. 경북(경주)출신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장과 돈독한 사이여서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경북지역 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다른 유력후보인 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농협조합장(7선, 전 농협중앙회 이사)은 지난 24일 공공단체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을 받아 출구가 막혔다.
김병원 현 회장의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는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6선, 현 농업금융지주 이사)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유 조합장은 농협내서 김병원 회장의 농정철학과 경영이념을 승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호남 재집권에 따른 농협 내부 부담감이 최대 걸림돌이다.
충청도는 그동안 농협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 중 하나다. 충북에서는 김병국(5선, 전 농협중앙회 이사) 서충주농협조합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조합장은 농업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정부의 농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에서는 이주선(9선, 현 농협중앙회 이사) 충남 아산 송악농협조합장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조합장은 선거 때마다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지명도가 높고 농협에서는 9선 조합장으로 더 유명하다. 향후 충북과 충남지역 후보단일화 문제가 선거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
경남은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조합장(4선, 현 농협중앙회 이사)이 선거법으로 차기 선거에 나오지 못한 최덕규 전 조합장 대신 차기 중앙회장 선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가 임박한 만큼 후보군에 대한 자질검증이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이뤄져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들의 정책을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는 공론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선거 때마다 검증과정이 부실한데다 개인 역량을 평가할 만한 정보가 부족하보니 농업분야에 종사하는 경제주체들이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알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공식선거 기간 중에 이루어지는 정책 홍보활동은 절차상의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250만명의 농민 수장인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때가 됐는데도 깜깜이 상황이어서 우려가 크다”며 “농민 조합원과 나아가 일반 국민들이 후보를 검증할 수 있도록 선거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