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수탁고 전년말比 38.8조↑

채권형 12.6조 증가해 성장세 견인

재간접 33.7%, 해외 25.6% 성장

개별펀드 자금 증가 1~14위 채권형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공모펀드가 올들어 4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끌어들이며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부진한 증시에 발이 묶인 주식형 대신 안전자산으로 각광 받는 채권형 펀드나 사모펀드에 참여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다. 해외 투자펀드도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공모펀드 수탁고(순자산총액 기준)는 252조847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8조8372억원(18.2%) 증가했다. 지난해엔 수탁고가 3조5293억원(1.6%) 감소하며 부진을 보였지만 최근 회복의 온기가 돌고 있다. 사모펀드 투자금이 올들어 19.7% 증가한 데 못지 않은 성장세다.

유형별로 보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이 19조1424억원 늘어나 전체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했다.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기자금 외에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펀드는 국내외 국공채,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다. 채권형 펀드(혼합 제외)의 순자산총액은 올들어 12조5952억원(46.0%) 폭증한 39조9815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4360억원 빠져나간 것과 대조된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의 갈등 등으로 증시가 타격을 입으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도 10조1450억원에서 13조5660억원으로 3조4210억원(33.7%) 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선 사모펀드의 과실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의 판이 커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이후 미래에셋, 삼성, 신한BNP파리바 등이 잇달아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강남 ‘큰손’의 전유물이던 헤지펀드 운용사 타임폴리오가 금주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선보이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성장성이 둔화된 국내 자산 대신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도 인기다. 해외 투자펀드 수탁고는 47조2774억원으로 국내펀드(205조5702억원)에 비해 절대적 열세지만, 전년말 대비 증가율은 25.6%로 국내펀드(16.8%)를 웃돈다.

개별 펀드로 보더라도 이런 추세가 뚜렷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MMF, ETF 제외시 올들어 전날까지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국내 국공채,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우리하이플러스채권펀드’(+2조3552억원)였다. 이후 14위까지를 채권형 펀드가 싹쓸이했으며, 그 중 3개는 재간접형이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정책 완화 스탠스를 밝히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권형 펀드 자금이 증가했다”며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의 성장률이 국내펀드보다 높아진 특징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