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수출규제 관련 간담회서 중기 지원 방안 설명

- 상생협력품목 지정에 대기업 전향적…30개 이상 전망도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핵심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후불형 R&D(연구개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알려진 순도 99.99999999%(텐나인) 불화수소 기술을 개발했으나 양산에 이르지 못한 국내 중기의 사례도 후불형 R&D 형태로 기술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중소기업 애로 청취 간담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기반의 전용 벤처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 핵심 기술이지만 범용성이 낮아서 기술 개발 수요가 적은 경우 등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펀드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M&A(인수 합병)에도 집중 투자하게 하고, 후불형 R&D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후불형 R&D는 한때 운영됐지만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 제도다. 정부가 이를 다시 ‘부활’시키려는 배경에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도 여러 현실적인 장벽으로 인해 양산에 이르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기술을 살리기 위해서다. 특히 99.99999999%의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유력한 후불형 R&D의 모델로 꼽힌다. 박 장관은 “해당 기술이 양산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판로도 있었지만, 텐나인의 순도를 유지하기 위해 공장 전체가 클린 시스템이 되어야 하고, 불화수소를 담을 용기의 순도도 유지해야 하는 등 운영경비의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며 “선뜻 투자를 하기 꺼려지는 경우, 정부가 이 기술을 사서 필요로 하는 기업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후불형 R&D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에서 발표한 상생협력품목에 대해서도 “중기부가 대기업에 연락을 해 국산화 수요가 높은 부품 리스트를 받았고, 그 부품들을 생산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대기업의 R&D 투자가 보태지면 개발 공정이 완성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대해 거래 의향을 확인해본 결과, 대기업이 예상보다 우호적으로 나서고 있다”고도 전했다. 지난 5일 발표때에는 상생협력품목이 20~30여개 될 것이라 했지만, 박 장관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R&D 성공 이전에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수입처 다변화에 대해서는 “일본산 만큼의 품질이 되는 곳이 미국이나 독일 정도”라며 “미국 등으로부터 수입선 다변화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러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여해 앞으로 예상되는 어려움 등에 대해 토로하고 필요한 지원 등을 건의했다. 가장 많이 건의된 사항은 개별 허가를 받기 위해 소요되는 90일 동안 필요한 부품·소재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면 추가 자금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중기부는 추경으로 확보한 예산을 활용, 경영 안정자금 1조5000억원 가량을 집행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기존 두 개의 팀으로 유지했던 일본 수출규제 대응팀을 비상대응반으로 통합, 김학도 차관 주재하에 다각도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