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1. 한가위 명절날, 대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던 김상철(45)씨. 그는 10대2의 ‘담배 맹공’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식사 전 매형과 함께 아파트 1층에 내려갔다 왔는데, 밥상에서 담배 얘기가 나온 것. 김 씨의 부인이 한마디 했다. “이 이는 아직도 담배를 피워요. 그렇잖아도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끊을 생각을 안해요.”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명절 밥상에서는 담배 얘기가 계속됐다.

누나 역시 합세했다. “그렇지? 이 사람(매형)도 똑 같아요. 담배 끊으라고 해도 말을 안들어요. 돈도 돈이지만, 건강도 생각해야 하는데….”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어머니가 한마디 거든다. “다들 그렇게 얘기하는데, 이 참에 좀 끊으면 안되겠니?”

김 씨는 따로 할말이 없어 잠자코 돌아가는 모든 얘기를 듣고는, 밥상을 둘러싼 12명 중 10명이 그렇게 말하는데 “끊기는 끊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2. 명절 귀경길. 박이문(48) 씨는 휴게소에 들렀다. 담배 하나를 샀다. 흡연장소가 잘 안보여 쓰레기통 옆에서 담배를 한대 피우고 차에 다시 올라타 운전할 채비를 했다. 그때 딸아이가 소리친다. “아빠 담배 피웠지? 담배 냄새 나.”

부인도 한마디 거든다. “꼭 피워야 해?”

퉁명스럽게 “졸려서 그래”라고 하다가 말싸움으로 이어졌다. 서울 오는 길 내내 차안 공기는 냉랭했다.

명절때 애연가들의 담배 수난사는 이어졌다. 유독 올해는 더 심하다. 담뱃값 인상이 예고돼 있는 것과 관련이 크다.

담배값 인상은 예정돼 있다. 정부는 1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안 등을 포함한 ‘종합적 금연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 후 금연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담뱃값 인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담뱃값은 1000~2000원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흡연자 3명 중 1명은 담뱃값 인상이 이뤄지면 담배를 끊겠다고 했다는 설문 조사도 나왔지만, 골초들로선 정작 끊기가 쉽지 않다는데서 이런 저런 얘기들이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박 씨는 “끊기는 끊어야 한다고 평소 생각은 하고 있지만, 모두들 담배 피우는 사람을 공격하고 나서니 서운키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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