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커피 19종 심어 적합성 연구 “시간 걸리겠지만 가능성 보고 추진중”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지난달부터 전북 전주 혁신도시 집무실에서 커피나무를 키우고 있다. 커피는 최고 30도 이하, 최저 5도 이상 서리와 강풍이 없는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생육 조건을 맞추기가 까다로워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농진청은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날로 커져 수입 대체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추운 겨울 날씨에도 잘 버틸 수 있는 ‘아라비카 커피 저온적응성 계통 선발 및 재배기술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이 연구를 2022년까지 끝내겠다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06년 253잔에서 2017년에는 그 두배인 512잔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8만8159곳으로 6만명이 종사해 4조원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1위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는 1300곳이 넘는 매장에서 연간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커피는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된 지 오래다.

김 청장은 “커피는 이제 기호식품을 넘어 식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국가가 연구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능성을 보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제주 지역에서 총 19종류의 커피를 심어 어떤 품종이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지 연구 중이다. 연구 인력 4명이 ▷내한성·고품질 계통 개발 ▷시설 재배기술 확립 ▷번식 기술 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커피 품종이 개발돼 한국산 커피도 본격적으로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김 청장은 기후변화가 중요한 이슈가 됨에 따라 주요작물 피해 예측 기술개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이 지난 100년간 1.7도 상승한데 이어 2050년까지 3.2도 올라 남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라봉 생육지가 제주도에서 경남으로, 녹차가 전남 보성에서 강원 고성으로 각각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청장은 “항상 이상기온 등에 따른 병해충의 국내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예보의 정밀도를 높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이미 전국 17개 시·군에서 30mx30m 단위의 초미세 기상예보를 시험 삼아 진행 중이다. ‘옆 김 씨네 밭에 내일 아침 서리가 내릴 것’을 예측해 대비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김 청장은 “풍향, 온도, 서리 내림 등을 30m 단위로 정밀하게 전국 농가에 예보해주는 날이 올 것”이라며 “농가가 기후변화에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후에는 변화된 기상에 맞는 작목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청장은 “과학기술은 내일의 농업을 여는 핵심 열쇠”라며 “우리나라가 곡물 강국이되기는 어려워도 농업 기술 강국은 충분히 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상상력을 가지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