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귀농ㆍ귀촌 희망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사업이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전국 8곳(구례ㆍ제천ㆍ영주ㆍ금산ㆍ홍천ㆍ고창ㆍ영천ㆍ함양)에 설립된 체류형지원센터는 3년만에 대표적인 ‘연착륙형 귀농ㆍ귀촌 본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시민 등 귀농 실행단계에 있는 예비농업인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시설에 체류하면서 농촌에 대한 이해와 농촌적응, 농업 창업과정 교육ㆍ실습 , 체험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해 주는 게 특징이다.
그 중에서 전남 구례군(군수 김순호)은 천혜의 자연적 잇점에다 다양한 지원책을 접목해 성과를 올리며 귀농ㆍ귀촌 희망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구례군의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구례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구례군은 ‘자연’과 ‘생명’의 보고인 지리산의 서남편 자락에 위치해 있다. 구례군의 슬로건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도시 구례’는 구호가 아닌 현실 그자체다.
구례군은 2014년부터 3년동안 총 80억원 (국비 40, 도비12, 군비 28)을 들여 부지 3만 1600여㎡에 다양한 시설을 갖춘 체류형지원 센터를 반듯하게 마련했다. 교육장ㆍ세미나 실ㆍ회의실ㆍ독서실에 휴게실, 체력단련실까지 갖췄다. 숙소는 원룸식 기숙형1동(30실)ㆍ단독 주택(가족형) 5동이 있고, 영농시설로는 시설 하우스ㆍ영농학습포장ㆍ농기계보관소ㆍ퇴비 사 등이 들어서 있다.
입주비는 주택형의 경우 A~D형별로 월 21만원~28만원이고, 원룸식 기숙형(E)은 16만원이다. 40평의 텃밭이 세대별로 주어지는데 종자와 포장은 물론 각종 농기구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첫해인 2017년에는 29세대가 입교해 25세대 27명이 교육을 이수했으며, 17세대가 구례에 정착했다. 지난해에는 26세대가 입교해 23세대(27명)가 과정을 마쳤고, 12세대가 현지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동안 수료자 48세대 중 구례 정착은 29세대로 전체 60%에 이른다.
올해 3기에는 29세대(부부5, 단독 22, 부자1, 부녀1) 36명이 입교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3기 입주교육생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조현재 (60ㆍ남) 씨는 “욕심만 버리면 하루하루가 즐겁고 더 바랄게 없다. 고질적인 비염도 말끔히 나았다”며 현지 생활에 만족을 표했다. 전직 고교 영어교사인 조 씨는 경북 포항출신으로 우울증세를 치유하러 5년전부터 여행을 다니며 귀농귀촌 적합지를 찾던 중 부인과 의기투합해 이곳을 택했다.
교육기간은 영농준비~파종~생육관리~수확을 감안해 3~10월로 정했다. 정착지원금은 5세대에 대해 세대당 1000만원(보조 5, 자기부담 5)으로 농기계구입과 관정설치, 저온저장고 등 영농기반 조성 자금이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박노진 소장은 “체류형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교육생들 누구나 농촌에 정착하도록 만반의 준비와 함께 철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단순한 영농기술지원에 그치지 않고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친환경농산물가공 등 일자리도 적극 알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례군 청년 창업농 우수 사례 2選= 구례군이 쏟아 부은 노력의 결과로 청년 창업농 우수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취재 현장에서 청년농부 정강석(24ㆍ남)씨와 주부 농부 이지예(41ㆍ여)씨를 만나 소회와 애로, 그리고 포부를 들어봤다.
#.구례가 고향인 정강석 씨는 2년전 ‘농업사관학교’로 통하는 한국농수산대 채소학과를 졸업한 농업 재원이다. 지난해 청년창업농에 선정됐으며 독립경영 1년차로 무농약 수박재배가 주특기다. 지난해 4000㎡에 연소득 2500만원.
독립경영에서 가장 큰 애로는 인력수급 문제. 특히 일할 사람을 못구해 동네 아주머니 대체하지만 한계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단가가 안 맞다는 것. 또 하나 어려움은 여가생활이 없다는 점. 움직이는 만큼 소득이 있다보니 새벽에 나와 저녁에 들어가는 생활이 아쉽고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포부는 당차다. “시설하우스 4동에 2동을 더 해 올해 소득은 3500만원 정도로 기대합니다. 이제 오프라인에서 벗어나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해 수박농가로서 규모화에 나설 겁니다.” 요즘 정 씨는 농진청 등이 제공하는 강소농 교육에다 선진 마케팅 교육까지 받느라 분주하다.
#.서울서 온 ‘여장부’ 이지예 씨는 청년창업농 2년째, 독립경영 1년차로 남편(김용일ㆍ44), 아들셋(9ㆍ6ㆍ5세) 같이 귀농했다. 어머니도 가까이 모실겸 친정으로 와 청년농 1기를 수료하고 2년째 구례 농업인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체계적인 교육과 노력으로 내공을 쌓고 있다. 친환경 공법으로 지난해 농업기술원 농업기술경진대회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4600㎡에 감자, 고추 등을 무농약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해 연간 1000만원의 초보농이지만 농장 규모와 매출이 갈수록 늘고있다. 판로는 처음 지인들에 의존하다 점차 밴드, 블로그 등 온라인 판매로 확대하고 있다.
이 씨에겐 무엇보다 직장에 사표를 쓰고 같은 길을 따라 나선 남편이 있어 든든하다. 남편 김용일 씨는 40세가 넘어 청년농 대상도 아니어서 초기 7개월 실업급여로 어렵사리 지탱하면서도 가족의 정착에 아낌없이 힘을 보탰다. 교육기간을 좀 더 늘리고, 멘토제도를 더 활성화 하는게 좋겠다는 김씨는 요즘 병충해 방지용 자가 약제 개발에 흠뿍 빠졌다.
이 씨 가정은 청년농 지원금 월100만원(2년 차 90만원, 3년차 최종 80만원)을 보태도 빠 듯한 가계다. 다섯식구가 살기에 쉽지 않은데 3년 뒤 어떻게 할거냐 묻자 답이 호쾌하다“. 그 땐 당연히 고소득자가 되겠죠?(웃음)”
구례(전남)=황해창 기자/hc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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