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망 비관론 확산 결과 금리 추가하락 예상 늘어나 한은 금리정책 부담도 커져 시장 “4분기에 인하” 무게

국고채 20ㆍ30년물 금리까지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경기 전망을 둘러싼 먹구름은 더 짙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장 금리가 반등할 만한 유인이 없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준금리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한국은행으로선 정책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이르면 오는 3분기, 늦어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망한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1.715%, 1.719%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은 물론 5년물(1.61%), 10년물(1.68%)까지 하락하면서 국고채 전 구간의 금리가 기준금리(1.75%)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나온 금리인하 소수의견과 대내외 경기지표의 부진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경기침체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하락폭도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장기금리도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금리가 조달금리보다 낮다보니 단기채를 사면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장기채로 매수가 넘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장기금리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

일단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에 “시그널이라 보는 건 무리”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하지마 채권 시장의 전망은 다르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금통위 이전 다소 의견이 분분했던 시장이 소수의견 확인 이후 4분기 인하 방향을 확인한 것 같다”며 “주말 사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의 금리 인하로 하락 압력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도 “이번에 소수의견을 낸 조동철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낮은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며 “한은이 7월 수정경제전망 때 올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추가 하향하고, 조 위원이 우려하는 물가에 대해서도 이주열 총재의 기자설명회가 있을 것 같다”며 인하에 무게를 뒀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현 경제 상황이 기준금리 인하로도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란 이유에서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과거와 달리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며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상품에만 모이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상태”라며 “장기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하회하기는 했지만, 기준금리를 낮춘다고 경기 회복 효과가 별로 없다는 점을 한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팀장은 “금리가 올라갈 만한 재료가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번 금리역전으로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에 상당한 정책적 부담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강승연ㆍ김현일 기자/jo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