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 발표 ‘연구개발만 집중’ 인식 바꿔 기업들, 세계화 앞장 자신감 보여 100만 유전체 빅데이터 구축 아시아 포함땐 신약주도권 가능

제약-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지속가능한 성장 밀알 기대

정부가 22일 바이오헬스산업을 우리나라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중점 육성한다는 계획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업계가 희색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손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발표를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감 있는 자세로 한국 바이오헬스의 세계화에 앞장 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마크로젠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2003년 바이오기술을 미래성장동력의 삼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이후 정부 차원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다가 드디어 16년만에 정부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준 점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그간 바이오는 국부 창출의 ‘산업’으로서 대접받기 보다는 ‘연구개발만 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문재인 행정부의 과감한 결단에 따라 ‘산업’으로서 제대로 육성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우리 업계는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보다 자신감 있는 행보를 보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100만명 유전체 빅데이터 구축의 필요성을 주창했던 서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민첩성과 유연성으로, 할 것은 신속히 시도하고, 아니다 싶은 것은 탄력적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정부 역시 이같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덕목에 맞춰 행정력을 신산업 기업의 임직원처럼 민첩하고 유연하게 발휘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정부가 추진키로 한 100만명 규모의 국민 유전체 정보 즉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은 앞으로 환자 맞춤형 신약과 신의료기술 연구개발에 활용된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유전체 정보, 의료이용·건강상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인체정보는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등에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환자 맞춤형 신약, 신의료기술 연구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예방의학, 맞춤의료가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100만명 빅데이터에 남북한 한국인 뿐 만 아니라, 아시아인까지 포함될 경우 한국이 바이오신약시장에서 갖게 되는 주도권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2020~2021년 1단계에선 2만명 규모로 사업을 시작한뒤 2029년까지 100만명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도 최근 다인종 자국민 100만명 유전자 빅데이터 만들기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와 민간이 이번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키로 한 것은 하나의 신약개발에 10년 이상 걸리고 1조원 이상이 드는 제품화 과정을 효율화해 비용과 시간을 1/2~1/4로 줄이기 위함이다.

연간 2조 6000억원 수준인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정부 R&D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은 개별기업 차원에서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기술 개발을 공공부문에서 해줌으로써 신약개발의 핵심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의미를 지닌다.

공공부문에서 연구개발의 멍석을 선제적으로 깔아주면 개별 기업들은 ‘환자맞춤형 상용화’에 진력함으로써 민관 공동연구-우수 신약 제품화의 효율성과 상승효과를 도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선도기업-창업-벤처기업 간 오픈이노베이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AI 신약개발, 바이오의약품 생산 등 산업현장 수요에 맞는 제약-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바이오헬스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큰 밀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데이터 전문가 양성 및 AI 대학원 확대를 추진하고, 아일랜드 NIBRT(국립 바이오공정 교육연구소) 방식의 제약-바이오 양성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부자재 국산화를 위하여, 바이오의약품 전후방산업 시장-기술 분석을 토대로, 수요기업과 개발기업 간 컨소시엄 등의 방식으로 장-단기 기술개발 R&D를 지원할 계획이다.

혁신 의료기기의 경우 ‘의료기기 육성법’과 ‘체외진단기기법’이 올해 4월 제정되어 내년 5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종합 지원체계가 마련된다.

규제합리화 관련, 의약품, 의료기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되, 재생의료 임상연구 제도를 도입해 임상연구 활성화 및 전주기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키로 한 점은 제품화의 효율성은 높이되, 제2 인보사 사태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하며,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세액공제 대상에 바이오베터 임상시험비를 추가하고, 이월기간을 연장(현행 5년→예: 10년)키로 하는 금융-세제 지원은 바이오기업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력산업 다운 대접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주는 경제적 가치 이상의 의욕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일몰 예정인 글로벌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시설 투자세액공제에 대한 지속 지원방안을 마련해 의약품 수출시 필수적인 국제수준의 생산시설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우리나라 병원시스템 수출과 함께 병원 정보시스템, 의약품, 의료기기 및 줄기세포 플랜트 등이 패키지로 동반 수출되도록 지원한다. 국제입찰 참여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첨단재생의료-의약품법(제정), 보건의료기술진흥법(개정), 기술이전촉진법 시행령(개정), 조세특례제한법 및 하위법령(개정) 등 관련법 제, 개정은 작업이 병행되고, 규제개혁 로드맵, 인력양성 마스터플랜은 올해 중 만들어진다.

함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