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41년 전 프랑스로 입양됐던 여성이 전북 경찰의 도움으로 22일 꿈에 그리던 가족과 만났다.
제시카 브룬(47)씨는 1972년 2월 18일 전주예수병원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출산 후 건강이 악화해 젖도 채 떼지 못한 딸을 남겨두고 곧 세상을 떠났다.
홀로 양육이 버거웠던 아버지는 병원 직원의 도움을 받아 딸을 익산에 있는 영아원으로 보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생이별한 아이는 영아원에서 6년을 보냈다. 이후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의 한 가정으로 보내진 제시카 브룬 씨는 온화하고 인자한 양부모 품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12살 때 양부모를 따라 스페인 테네리페(Tenerife) 지역으로 이사한 제시카 브룬 씨는 해양 공학을 전공한 후 현지의 한 해운회사의 유조선에서 근무했다. 2005년부터는 해양엔지니어로 노르웨이에 있는 한국 조선사에서 검사관으로 일했다.
그러나 2013년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양부모 모두를 잃으면서 그녀는 두 번이나 부모를 잃었다는 슬픔과 상실감으로 오랫동안 힘든 삶을 이어갔다. 동시에 모국을 향한 그리움과 ‘어딘가에 친부가 살아있지 않을까?’라는 실낱같은 기대도 품게 됐다.
마음을 다잡은 제시카 브룬 씨는 지난 2월 21일 전북경찰청을 찾아 ‘헤어진 가족찾아주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도 자처해 어디에선가 자신을 보고 있을 아버지에게 ‘그립다’는 내용의 편지를 띄웠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경찰은 병원의 협조를 받아 친부의 이름과 주소를 파악했다. 이후 관할 주민센터를 수차례 방문해 제적등본을 열람하는 등 고된 타향살이에 지친 신청자의 민원을 해결하려고 애썼다. 경찰의 노력으로 제시카 브룬 씨는 22일 전북경찰청 로비에서 고모와 고모부를 만났다. 친부는 장성한 딸을 보지 못하고 이미 숨졌다는 소식도 함께 접하게 됐다.
47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을 만난 제시카 브룬 씨는 이날 혈육의 손을 맞잡고 한동안 울먹였다. 고모부는 그런 조카의 손을 맞잡고 “반갑다. 반가워 정말. (아버지랑) 똑 닮았네”라며 다독였고 고모는 “울지마”라고 나지막이 속삭이며 거의 반세기 만에 만난 조카를 꼭 끌어안았다.
제시카 브룬 씨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 '박난아'도 되찾았다.
제시카 브룬 씨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주위에서도 ‘이제 포기해라’고 했는데 전북경찰청 민원실 직원들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게 됐다”며 “가족을 만나 정말 기쁘고 다시 한 번 경찰에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의 고모부도 “이렇게 조카를 잘 키워준 하늘이 참 고맙다”며 “오늘 수고해서 이 자리를 만들어 준 경찰과 정부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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