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 몰수한 자산에 투자한 외국기업에 소송 가능 쿠바와 거래했다간 미국 입국 불가 엄포도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이 쿠바 정부가 몰수한 자산에 투자한 외국기업을 상대로 미국인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에 투자를 해온 유럽과 캐나다 등의 거센 반발이 뻔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경하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쿠바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기업을 상대로 미국인의 권리를 주장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1996년 ‘헬름스 버튼법’ 제3조를 제정, 1959년 쿠바 공산혁명으로 자산을 압류당한 미국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가 자유무역을 해친다며 반발하면서 시행은 미뤄져왔다. 6개월 마다 시행이 유예됐던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더는 유예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쿠바에서 활동하는 EU 국적 기업에 대한 소송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있다. EU는 쿠바의 최대 교역상대다. 쿠바 정부에 자산을 몰수 당한 미국인이나 이후 미국 시민이 된 쿠바 이민자도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WSJ은 또 같은 법 4조도 복원될 것으로 내다봤다. 4조는 쿠바 정부가 몰수한 자산을 거래한 외국인에 대해 미국이 입국을 거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할 경우 유럽 내 미국 기업에 대해 똑같은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쿠바 주재 유럽연합(EU) 대사인 알베르토 나바로는 AP통신에 “쿠바에 대한 미국의 무역제재를 역외에도 적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지난 60년간 쿠바 봉쇄의 결과는 쿠바 국민이 받은 고통뿐”이라고 비난했다.
현지 언론은 오는 17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쿠바와 가까운 플로리다에서 쿠바를 포함한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에 대한 새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쿠바 야구선수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제동을 거는 등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취해진 관계개선 조치를 되돌려 놓고 있다.
앞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13일 “미국이 헬름스 버튼 법을 발동해 위태로운 미국·쿠바 관계를 최악의 수준을 몰아가려고 한다”고 맹비난했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