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채 가구당 2억...372조 금융자산대비 부채비율 106% 한은 “유동성 상환능력 낮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영세자영업자가 비(非)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돈벌이가 변변치 않아 제 때 갚지 못하는 비율(연체율)이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취약차주의 부채규모는 지속 증가 추세다. 중소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은 크게 악화했다는 진단이다. 경제 전반의 약한 부문이 더 취약해지고 있다. 집값 하락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집주인은 세입자보다 빚에 더 쪼들려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논의한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 지난해 가계대출 연체율은 1.55%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이 가운데 비은행 연체율은 2014년 전년보다 0.67%포인트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 왔는데 작년엔 0.17%포인트 증가로 돌아섰다. 한은은 “영세자영업자ㆍ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ㆍ최저임금 인상 기조가 영세자영업자의 대출 상환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취약차주 부채 규모는 2015년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취약차주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차입자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작년말 현재 86억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1444조5000억원)의 6.0%에 해당된다.
취약차주 수는 2018년 기준으로 146만8000명을 기록했다. 정부의 장기연체자 지원 등으로 2017년보다 3만1000명 감소했지만 전체 가계대출자(1917만1000명)의 7.7%를 차지하는 등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인 동시에 저신용인 이른바 최고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도 작년에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0.8%로 인원수도 2018년에 3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에서도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기업 대비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대출 비율이 작년 3분기말 현재 70.7%까지 올랐다. 2012년엔 66.7%였다.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은 2008년 143%에서 2017년말 292%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대기업은 같은 기간 475%에서 874%로 껑충 뛰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 및 영업이익 감소 충격 발생시 중소기업과 일부 취약 업종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상가를 포함한 집주인(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도 취약한 걸로 파악됐다. 작년 기준 부동산 임대가구는 328만 가구로, 이중 절반 이상(195만 가구)이 빚을 지고 있다. 금융부채가 전체 금융자산보다 많은 임대가구는 전체의 6.8%로 비임대가구(3.6%)보다 높았다. 지방부터 시작한 집값 하락세가 올 들어 수도권까지 확산하는 와중이어서 임대사업자의 부채상환 능력 악화는 세입자 등에 연쇄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한은은 이런 요인들을 모두 고려해 산출하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8~22)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올 2월 기준 6.8이다. 작년 10월 이후 계속 주의단계 주변을 맴돌고 있다. 금융불안정성이 심화할수록 100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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