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포함한 경찰 5명, 자택 주위 24시간 경비 -행인, 차량 모두 통제 -의경 철수 시키겠다고 했지만, 전 씨 뿐 아니라 모든 대통령 해당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12일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씨의 자택이 있는 연희로 27나길. 기자가 전 씨 자택을 100여미터 남겨놓은 골목길에 들어서자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모자를 푹 눌러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모습의 남성 한명이 기자에게 다가왔다. “무슨일로 오셨나”는 질문이었다. 그의 뒤로 체격이 건장한 40대 남성이 뒤따라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경찰로 20대 남성은 의무경찰(의경), 남성은 의경을 지휘하는 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이다.
국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ㆍ18’ 망언으로 당사자인 전 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한 재판불출석, 영부인이었던 이순자씨의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 발언 등 전씨를 둘러싼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 씨를 경호ㆍ경비하는 경찰은 한 층 더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전 씨를 경찰 경호가 적법하냐는 논란도 일었다. 전씨는 내란, 반란,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됐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확인한 ‘일반 국민’ 전씨는 ‘경호ㆍ경비’측면에서 여전히 전직 대통령이다.
전씨의 자택 XX번지~민간인 주택 XX 번지까지 이어진 130여 미터의 골목길을 길을 따라 ‘초소’가 세군대 세워져 있으며 의경 4명과 지휘관 한명 총 5명의 경찰이 24시간 상주하며 행인들을 통제한다. 이외에도 5명의 경찰들은 밀착 경호를 맡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모두 보고대상이다. 차량과 행인들이 지나가면, 경찰들은 무전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상부에 보고했다. 이날 만난 경찰관계자는 “국회에서 논란이 이어지면서 경호나 경비를 하는 경찰들이 더욱 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목길을 지나가는 차량도 모두 ‘통제’대상이다. 골목길에 차량이 나타나자 의경이 차를 멈춰세우며 용건을 물었고, 운전자는 당황하며 “길을 잘못 들었다”고 답했다. 유사 사례는 이날 하루 동안 계속 반복됐다.
경찰은 전 씨의 경호를 위해 건물(경호동)도 마련해 두고 있다. 전 씨 자택 앞에 있는 3층 단독주택. 1층 단독 주택 등 두 채가 전 대통령의 경호, 경비를 위한 건물로 쓰인다. 외관은 일반주택과 같다. 대통령 경호처 소유였던 이 건물은 경찰이 대통령 경호를 맡으면서 1995년부터 경찰청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외에도 과거에 연희동 인근의 한 파출소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 의경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숙소에는 의경 60여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은 전 씨와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인 노태우 씨 두 명의 경비를 전담한다. 경찰은 전씨 경호에만 매년 2억 5000만원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 씨의 영향력은 여전한 듯했다. 이날 60대 남성이 전씨 집 앞에서 전 씨와의 면담을 요청하며 2시간 동안 기다리다 돌아갔다. 이 남성은 경찰에게 “(전 씨 측 전화기가) 꺼져 있다. 내가 왔다고 전해줄 수 없냐”했지만 거절당했다. 멀리서 이 남성이 누군가와 통화하며 “의원님 OOO입니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남성은 용건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전 씨에 대한 경찰의 경호 경비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있는 전직 대통령은 ‘필요시까지 경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률에는 '경호가 필요할 시'에 대한 주체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법률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전직 대통령의 자택 경비인력 중 의경 인력을 연내 철수하는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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