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예민함의 끝판왕 달리는 이들에겐 종종 '예민보스'라는 신조어가 붙여진다. 하지만 때론 기민함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고 인식하게 해 줄 예민보스들이 필요할 때도 있다. 매주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한다. 좀 더 예민한 눈으로 장면 장면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악당을 지키는 오른팔이 여자라면 어떨까. 지난 23일 개봉해 입소문을 타고 벌써 350만 관객을 돌파한 ‘극한직업’ 속 캐릭터의 이야기다. ‘극한직업’ 은 마약반원 5인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로 그 안에서 통쾌한 액션도 볼 수 있다. 특히 후반부 두 여성의 결투 장면은 액션신의 백미 중 하나다. ■ 장면1: 이무배의 집무실남녀노소 모두 마약을 손쉽게 구하는 마약의 대중화를 꿈꾸는 악당 이무배(신하균). 마약반이 위장취업까지 하면서 잡고 싶어하는 마약상의 우두머리다. 그가 국내에 마약 유통을 도와줄 정실장(허준석)과 집무실에서 만났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정실장이 움직이지 않자 이무배는 그를 연결시켜 준 수하 홍상필(양현민)에게 책임을 묻는다. 이무배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보디가드인 선희(장진희)에게 상필을 처리하라고 지시한다. 선희는 압도적 능력으로 상필을 제압하고 그의 다리를 아무런 표정 없이 못 쓰게 만든다. 이후부터 상필은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등장한다.
■ 장면2: 장형사와 선희의 맞대결결국 마약반과 마주하게 된 이무배 일당은 치열한 맞대결을 펼친다. 그 중 이무배는 보디가드인 선희의 보호를 받으며 홀로 도망까지 가게 된다. 이무배를 쫓는 마약반을 마지막까지 막는 것은 선희로 그는 유도실력자이자 남자인 마형사(진선규)까지 제압한다. 이를 본 장형사(이하늬)가 마형사를 돕기 위해 다가오고 두 사람의 결투가 펼쳐진다. 선희와 장형사는 맨 주먹으로 치열하게 싸운다. 누구 한 사람이 밀리는 수준이 아니라 치열해 팽팽한 긴장감을 준다.■ 예민한 시선‘극한직업’ 속 여성 캐릭터는 많지 않다. 남자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강렬한 한방을 보여준다. 먼저 극의 빌런인 이무배를 가장 최측근에서 보호하는 보디가드가 여성이라는 설정이 눈에 띈다. 이무배는 현란하고 나긋나긋한 말솜씨로 상대를 제압한다. 그 뒤의 상황을 해결해주는 것은 말 한마디 없이 묵묵하게 곁을 지키는 보디가드 선희다. 상필의 다리 하나를 못 쓰게 만드는데도 선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직업적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모델 출신인 장진희는 출연작이 많지 않으나 ‘극한직업’으로 확실하고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장진희는 후반부에 또 다른 여성 캐릭터인 장형사 역의 이하늬와 액션신을 선보인다. 두 사람의 액션은 군더더기 없이 호쾌하다. 선희와 장형사의 맨주먹으로 맞부딪치는 신은 액션 장르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선희에게 일격을 당한 마형사를 돕기 위해서 장형사가 나선다는 설정도 눈에 띈다. 극 중 장형사는 초반부터 남자 동료들에게 밀리지 않는 능력을 보여준다. 그가 남자인 마형사를 구해준다는 설정은 앞에서 설명됐던 캐릭터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이질감이 없다. 크지 않은 역할이라도 단순하게 소비되지 않은 캐릭터이기에 더욱 반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