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이어 S&T중공업서도 노노갈등 예고 - 사내 하청업체 정진테크 100명 직원 해고 위기 - 하청업체 노동자들 “정규직 노동조합의 갑질”

[헤럴드경제(창원)=윤정희 기자]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이른바 ‘인소싱(insourcing)’ 문제가 노동계를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인소싱 과정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64명에 대한 복직투쟁이 1년만인 지난 10일 겨우 합의에 이르렀지만, 공교롭게도 같은날 인근지역에 사업장을 둔 S&T중공업으로 또다시 갈등이 번져가는 양상이다.

창원산단 내 S&T중공업 사내 협력업체인 정진테크 노동자들은 지난 10일부터 매일아침 무기한 출근투쟁에 돌입했다. 이들의 요구는 본사 정규직 인력이 협력업체 작업을 대체하는 인소싱을 철회해 달라는 것. 사내 협력업체인 정진테크는 노동조합이 앞장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S&T중공업은 최근 기존 협력업체에서 담당하던 작업을 본사 인력으로 대체하는 ‘인소싱’을 추진하면서 이달 말까지 정진테크에 계약해지를 통보를 했고, 이달 초부터 본사 노동자들이 정진테크로 출근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S&T중공업 사내 하청업체인 정진테크는 상용차 차축에 사용되는 구동장치인 액슬하우징을 생산해 독일과 브라질 등으로 수출하는 업체로 2014년 3월, 직원 40명으로 시작해 현재 100여명이 일하고 있다. 당장 이들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내년 1월부터 사라지게 된 셈이다.

이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12일 호소문을 통해 “인소싱이 이뤄지면 협력업체는 일거리가 사라지게 되고,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다”며 “정규직 노동조합이 자신들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인 하청 노동자들을 몰아내는 경우가 어디에 있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정진 정진테크 대표는 “아무런 논의절차도 없이 인소싱을 강행하는 것은 정규직 노조의 갑질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100명이나 되는 노조원들이 작업장에 들어와서 일은 하지 않고 오히려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대로라면 당장 다음주 독일 수출물량을 맞추기가 어려워 회사가 경영난에 빠질 우려가 있어 이는 곧 대량 실직사태로 연결될 것”이며 “인소싱 합의가 철회될 때까지 모든 하청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무기한 출근투쟁을 이어갈 각오”라고 밝혔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일거리가 줄어들자 정규직 노조와 하청업체 노동자들간의 갈등이 기업 전반의 문제로 확대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이 하는 업무를 정규직에게 맡기면서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사내하청 노동자 해고는 사실상 정규직 노동자들의 용인 속에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