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중국의 디스플레이 패널과 반도체 제조ㆍ생산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머크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기능성 소재 사업 중심축을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은 없습니다.”
올해 350주년을 맞은 독일의 제약 및 특수화학 회사 머크의 한국지사 글렌 영 대표는 26일 서울 코트야드메리어트남대문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머크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관련 사업이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시장”라며 중국의 시장성이 크다고 해서 인프라나 기술센터 중심을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기능성 소재와 생명과학, 헬스케어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머크는 한국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영 대표는 “기능성 소재의 경우 고객사들이 머크의 물질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물질도 사용하기 때문에 상호작용을 면밀하게 연구해봐야 한다”며 “핵심 고객사들과 근접성을 유지해 최고 수준의 비밀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한국 고객사들과 앞으로도 긴밀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적용 업무를 고객사 옆에서 혹은 고객사 내에서 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머크의 기능성 소재 사업부는 액정사업을 포함한 디스플레이 솔루션과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한다. TV나 IT기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액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재료 및 감광제 재료, 펄 안료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 필요한 첨단 재료 기술과 최적화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중국의 생산캐파 증가는 다른 패널 생산국가에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그동안 혁신성이 핵심이었던 산업에 승부를 걸어왔고, 앞으로도 어떤 부분에 혁신이 중요한가를 파악해 나간다면 기회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능성 소재 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도 피력했다.
영 대표는 “한국머크는 기능성 소재 분야에서 국내 매출의 50%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 혁신으로 기능성 소재를 다변화하고 자동차 사업이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과거 액정, OLED, 첨단 특수 소재 등으로 나뉘어졌던 디스플레이 사업을 현재는 디스플레이 솔루션이란 하나의 사업으로 묶었다”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고객사에 머크가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녹여 한 번에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 대표는 “한국 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5% 정도이지만 이 숫자는 작지 않다”며 “머크의 매출은 전세계 66개 진출국 매출의 총합이기 때문에 매우 유의미한 수치이다. 특히 한국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재료와 소재 생산에 있어서도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말했다.
머크가 350년 역사를 영위할 수 있게 된 비결로는 13대에 걸친 머크 가문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꼽았다.
영 대표는 “머크 창립가문은 현재 주식 70.3%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 350년간 소유권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머크 가문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회사에 재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머크는 1995년 기업공개를 했지만 증권시장에는 주식 30% 가량만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연구개발 기업으로서 내달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는 “유럽에선 이미 도입돼 있어 한국의 새로운 근로기준법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다만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는 시점에서 혼란과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준이 없으면 시행조차 할 수 없는 직종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이같은 노력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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