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9-2 재건축 사업 무산 위기 서울시 행심위는 “설립 허가해 줘” 법원은 “설립 취소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건축 조합이 사업 속도전을 벌이다 설립 무효가 돼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엔 서울시와 법원의 엇갈린 판단으로 시간을 허비한 곳도 나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 9-2구역 주택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3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 취소 판결을 받았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올해 초 조합을 설립해 사업시행인가 직전까지 왔지만 그간의 일들이 모두 무효가 될 위기다.

이 사업지는 지하철 4호선 미아역과 미아사거리역 사이의 도봉로 대로변에 위치한 곳이다. 교통이 좋은 데다 인근에 초ㆍ중ㆍ고교가 있고, 북서울꿈의숲도 가까워 주변 지역 중에서는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다. 10만여㎡ 부지에 최고 25층, 1500~1900여 세대 대단지가 계획돼 있었다.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주민들은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900여명의 토지 등 소유자들에게서 동의서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세대수와 사업면적 등 사업 내용이 변경되자 동의서를 철회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지난해 6월 조합 설립 인가 신청이 접수됐을 땐 철회한 사람이 100여명에 달했다. 강북구청은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 75%를 채우지 못했다고 판단해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추진위 측은 서울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는 추진위의 손을 들어줬다. 사업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동의서 철회가 무효라 본 것이다. 행심위의 결정은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강북구청은 별 수 없이 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철회한 주민들이 인가를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철회를 인정해 인가를 취소하라고 판결했고, 이번에 2심 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강북구청은 상고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구청 관계자는 “상고를 하게 될 경우 조합 설립을 인가해주지 않았던 당초의 결정과 모순되기 때문에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이 상고를 하면 재판은 대법원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조합 관계자는 “상고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조합이 그간 벌인 사업은 모두 무위로 돌아간다. 1심 판결 이후 법원의 집행정지 명령으로 인해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절차들이 몇 개월째 중지된 상태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는커녕 사업 재추진도 장담할 수 없다.

앞서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청담삼익도 “조합 설립 인가는 무효”라는 법원 판결에 조합의 모든 활동이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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