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오피스 시장은 1960년대부터 종로구와 중구를 배경으로 중심상업지구(CBD)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1970년대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여의도상업지구(YBD)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강남상업지구(GBD)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늦은 GBD로만 따져도 서울 오피스 시장의 역사는 30년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올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젠스타에서 서울 소재 연면적 연면적 3300㎡ 이상인 2832동 오피스 빌딩을 조사한 결과 준공된 지 30년을 초과한 고령빌딩은 총 610동(21.5%)으로 집계됐다. CBD의 경우 전체 450동 중 227동(50.4%), YBD의 경우 206동 중 106동(51.5%)이 모두 고령빌딩으로 분류됐다. 특이한 점은 CBD와 YBD에 입지한 고령빌딩들의 비중이 동수 기준으로 할 때에는 50%를 상회하지만, 건물연면적 기준으로는 각각 해당 권역의 36.8%, 37.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고령빌딩들은 현재 허용 건폐율과 용적율보다 적게 지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GBD에 입지한 고령빌딩도 비록 동수는 12.1%(143동)에 불과하지만 연면적 비중은 그보다 적은 8.3%에 불과했다.

연면적이 최대 허용규모에 맞추어 지어졌다면 동수 기준과 연면적 기준의 고령빌딩 비율은 권역별로 유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허용면적보다 작게 지어진 고령빌딩들이 서울의 주요 입지에 많이 분포되어 있고, 이는 현 시점에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시장이나 실물경제 전체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젠스타 조사기준(연면적 9900㎡) 오피스 빌딩의 권역별 공실률은 각각 10.4%(CBD), 9.1%(YBD), 7.6%(GBD)이다. 고령빌딩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유지 및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심한 노후상태로 주변 경쟁빌딩들에 비해 공실률이 높거나 임대료가 낮아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상권 초기에 지어진 만큼 역세권에 존재하여 대중의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러한 고령빌딩에 적지 않은 자본적 지출을 통해 재개발 또는 재건축할 수 있는 투자기회가 존재한다. 이들은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는 소위 고위험-고수익의 기회추구형(Opportunistic) 스타일로 분류된다. 이러한 투자스타일에 적합한 고령빌딩을 찾아 재개발하는 것은 향후 우리나라 부동산 직접투자 및 간접투자 시장에서 매우 유망하고, 유력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가 될 것이다.

물론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기존에 오피스 빌딩이었다고 해서 업무용도 중심의 재개발은 현재의 시장 공실률을 감안할 때 다소 긍정적이지 못하다. 현 시점에서 기회추구형 고령빌딩 재개발 사업은 새로운 니즈와 수요를 기반으로 임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추진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일례로 재개발 후 기존 대형병원 법인에 매각하거나 장기임차를 유치할 수 있는 메디컬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술은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국내 의료서비스에 대한 해외수요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필요로 하여 대기하고 있는 내국인 환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소재 주요 대형병원들은 물리적 여유 공간이 거의 없을 만큼 증축을 지속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고령빌딩의 경우에는 데이터센터로 재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포항지진으로 다소 리스크가 높아졌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연재해가 적고 그 어떤 나라에 비해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 망이 널리 보급된 우리나라다. 향후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경제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대용량 정보의 보관 및 저장,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산업의 성장과 발달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끝으로 이러한 상업용 부동산 재개발 사업은 단순히 부동산 투자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투자자들의 이익 창출에만 그치지 않는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다양한 내구재 제조업 부문의 생산 활동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 재개발 사업이라면 2018년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핵심 분야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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