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설립 후 지위 양도 금지 불구 “매매 막혀도, 진행 빠른게 이득…” 8·2대책 이후 인가 추진 10여곳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서울에서 재건축 조합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조합 설립 시 사실상 매매가 막히게 되지만, 사업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8월 이후 서울에서는 총 여섯개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 조합 설립을 인가받았다. 조합 설립을 위해 구청에 인가 신청을 내거나 주민들의 동의서를 받고 있는 곳까지 합하면 10여곳에 이른다.

지난 24일에는 강남구 도곡 개포한신아파트의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가 났다. 이 아파트는 도곡동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가구수는 가장 많고 기존 용적률은 낮아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덕분에 사업 속도도 가장 빠르다. 622가구 아파트를 35층, 825가구로 재건축하는 것이 목표다.

같은날 영등포구 당산 유원제일1차도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기존 360가구를 434가구로 재건축하려는 이 아파트는 당산역과 영등포구청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 직주근접이 가능하고, 지하철 2ㆍ5ㆍ9호선을 이용하기도 좋은 알짜 단지로 평가된다.

용산구 산호아파트, 영등포 문래 남성아파트, 노원구 월계 동신아파트 등도 지난 8월 조합이 설립돼 다음 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성동구 옥수 한남하이츠는 조만간 인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전역은 재건축 조합 설립 시점부터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실제 유원제일1차의 경우 구청에 조합 설립 인가를 미뤄달라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고, 현재 동의서를 접수 중인 단지들도 비슷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매 중단을 우려해 조합 설립이 연기되기는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달 들어 조합 설립 동의서 접수에 나선 송파구 잠실 우성4차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두 채 이상 보유한 조합원을 중심으로 사업을 조금 늦추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이 있었지만, 90% 넘는 주민이 조합 설립에 동의했다”며 “사업을 지체할 경우 사업비 증가로 인한 손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매매를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