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허만 남기고 간 자들, 지역지도자로 못 받아 - 당에 해를 끼쳤는데, 의결도 없이 돌아오느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보수통합파 의원들이 당적을 자유한국당으로 옮겼지만, 화학적 결합은 당분간 요원하다. 물 위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 물밑에선 지역구 당원협의회가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진 한국당 강남갑 당협위원장은 1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 당선을 위해 뛰었던 분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당선을 위해 뛰었던 동지를 내치고 배신자를 감싸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 사람들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당선을 위해 뛰었던 사람들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종구ㆍ홍철호ㆍ김영우 의원 등 8명은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들어갔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곧 입당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4일 바른정당을 창당한 지 286일 만이다.
286일 전 그들이 뛰쳐나가면서 지역구 기반은 송두리째 사라졌다. 한 지역구 관계자는 “당이 제일 어려울 때, 핵심 인물들 탈당시켜놔 폐허를 만들었다”며 “가장 먼저 혼자 살겠다며 있을 수 없는 일(탈당)을 했던 분들이다”고 했다.
그는 “이제 겨우 속 차렸는데, 다시 와서 주인 행세한다는 것이냐. 지역 정치지도자로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선 기간 ‘썩은 보수’라며 비난했던 바른정당이 다시 돌아와 완장 차는 꼴은 못 보겠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막말로 바른정당 잘 됐으면 걔네가 돌아왔겠냐”며 “자기들 춥고 배고프다고 들어와 주인 노릇하겠다면 기가 차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몇몇 지역은 이미 성명서까지 발표되는 등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돌아온 현역 의원이 ‘자기 사람’을 꽂는 행동을 하면 갈등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아직은 당정협의회 쪽 직을 받은 이들은 없다”고 설명했다.
친박계도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긴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주역인데다가 이번 제명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친박계 의원은 9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의 복당 절차를 문제 삼아 의원총회 소집 요구했다. 의총 소집 요구서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한선교ㆍ김기선ㆍ김태흠ㆍ박대출ㆍ이완영ㆍ이장우ㆍ이채익ㆍ이헌승ㆍ주광덕ㆍ함진규ㆍ박완수ㆍ윤상직ㆍ이양수ㆍ정종섭ㆍ추경호 의원 등 15명이다.
이들은 바른정당이었던 의원들이 복당하려면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시절부터 당에 ‘해’를 끼친 이들은 의결도 없이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원규정 제5조2항에 따르면 탈당한 자 가운데 해당 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가 입당 신청을 하면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9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총에서도 한 의원이 복당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받으면서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는 칼날을 들이댄다는 점도 큰 불만 중 하나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ㆍ최 의원은 출당시키려고 하면서 큰 해를 끼친 김무성 의원은 조건 없이 입당시키려 하고 있다”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김무성 의원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