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보이콧 무관, 여야 대립 국면은 불가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여야가 31일까지 국정감사 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예산ㆍ입법 전쟁에 돌입한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이 언제까지 지속되든간에 여야의 대립 국면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음달 1일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예산 심사와 입법 전쟁, 이진성(헌법재판소장), 유남석(헌법재판관), 홍종학(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까지 예정돼 있어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내년 예산안 쟁점은=내년도 예산안에선 공무원 증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최저임금 인상이 여야의 대표적인 충돌 지점이다.
공무원 증원은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2016년도 예산 결산 때도 여야가 강하게 부딪힌 지점이다.
한국당 등 야당은 공무원 증원이 미래 세대에 막대한 재정부담을 주는 전형적인 졸속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내년에 증원되는 공무원(중앙직 1만5000명)은 사회복지, 소방, 경찰 등 국민 생활과 안전 분야에 꼭 필요한 분야에만 국한된 인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OC 예산 감축은 여권의 ‘사람중심 성장으로의 전환’과 야당의 ‘성장동력 상실’이라는 프레임이 충돌하는 항목이다.
야당은 SOC 예산 감축은 결국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민주당은 줄어든 SOC 예산은 교육ㆍ복지에 투자되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서도 여야의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저임금 노동시간 개선, 근로자 삶의 질 개선 등을 부각하고 있다. 야당은 이에 맞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기업의 경영활동 저해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예결위 본심사는 11월 3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종합정책질의 및 부별 심사(11월 6~13일), 소위심사(14일부터), 본회의(12월 2일) 등의 일정으로 이뤄진다.
▶격돌 불가피한 쟁점 입법=여야 대립이 불가피한 법안으로는 세법ㆍ방송법ㆍ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이 꼽힌다.
일단 무쟁점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이뤄지면 예산 부수 법안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큰 세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의 강한 충돌이 예상된다.
정부ㆍ여당은 세법 개정안이 초고소득자(소득세 증세)와 대기업(법인세 인상)을 겨냥한 ‘핀셋 과세’라고 강조하며 국회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법인세는 삭감하고 소득세 증세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정부의 법인세 인상 추진에 맞서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3%포인트 낮추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추경호 의원 발의)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방송법 개정안은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을 계기로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급부상한 이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이던 지난해 당론으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고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내부 일각에선 여당으로 바뀐 상황을 감안해 개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기류도 읽힌다.
국민의당도 지난해 개정안 발의에 동참한 만큼 올해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이사를 여야가 각각 7명ㆍ6명씩 추천토록 하고, 사장은 이사의 2/3 이상이 찬성해 뽑는 ‘특별다수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 가운데 노사 동수로 편성위원회를 구성하는 조항에는 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한국당에선 강효상 의원이 자체적으로 방송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놓고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당은 문재인 케어를 결국은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정부 조각 마무리될까=예산ㆍ입법 전쟁 와중에 치러지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3명의 후보자 가운데 1명이라도 잘못될 경우 여권의 국정운영 동력이 일부나마 약해질 수 있는 데다가 예산·입법 전쟁에서 주도권을 야당에 뺏길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후보자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의 공세가 ‘코드인사’, 도덕성 질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능력과 자질 검증 위주의 청문회를 강조하고 있다.
야당은 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를 고집하다 뒤늦게서야 소장 후보자로 지명한 점을 비판하며 꼼꼼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선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점을 고리로 그의 이념 편향성과 코드인사에 공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야당의 공격은 특히 홍종학 후보자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홍 후보자가 부의 대물림을 비판해놓고 중학생 딸이 외할머니로부터 8억 원 상당의 건물을 증여받았다는 점과 ‘학벌ㆍ명문대 지상주의’를 주장한 그의 과거 저서가 주요 논란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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