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어린아이가 먼저 버스에서 내린 상태에서 미처 하자 하지 못한 엄마를 태운 채 출발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게시판에 올라온 항의 글에 따르면 이날 저녁 6시30분께 건대입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대원교통 240번 버스에서 먼저 내리고, 뒤이어 아이 엄마로 추정되는 여성이 내리려는 순간 버스 뒷문이 닫혔다.

게시자는 “아주머니가 울부짖으며 아이만 내리고 자신이 못 내렸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버스기사가) 무시하고 그냥 건대입구역으로 갔다”며 “분주한 정류장에서는 사람이 타고 내리는 걸 좀 확실히 확인하고 이동하길 바란다”고 썼다.

이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자 버스회사를 관리ㆍ감독하는 서울시가 12일 진상조사에 나섰다.

시의 CCTV 분석과 버스기사가 제출한 경위서 내용에 따르면 버스기사는 퇴근 시간대 버스가 매우 혼잡해 출발 후에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240번 버스는 사건이 일어난 건대역에서 16초 정차한 뒤 출발했다.

당시 여자아이가 다른 보호자와 함께 내리는 어린이 2명을 따라 먼저 내렸고, 아이 엄마가 뒤쪽에서 따라나왔지만 미처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버스 출입문이 닫혔다.

버스는 출발 후 10m가량 지나 4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을 변경했고, 20초가량 지난 뒤엔 270m 떨어진 다음 정류장에 정차했다.

아이 엄마는 다음 정류장에 내린 후 달려가 아이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경위를 파악한 자양1파출소에 따르면 아이는 홀로 내린 뒤 정류장에 서 있던 주변 사람의 휴대전화를 빌려 전화해 엄마를 만났다. 아이 엄마는 조사 때 “아이가 우리 나이로 7세”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므로 버스회사와 운전기사 처벌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정윤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아이 어머니가 하차를 요청했을 때는 버스가 이미 차선을 변경한 상태라 사고 위험 때문에 다음 정류소인 건대입구역에서 하차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버스를 운행한 기사는 어머니와 아이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240번 버스를 운영하는 대원교통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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