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통상임금 판결 논란에 정부가 법안 개정 계획을 밝힌 가운데 자동차업계가 정기상여금을 제외한 월급만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것으로 법개정 입장을 잠정 결론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는 1988년 제시되고 2012년 개정된 고용노동부 예규대로 통상임금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이를 향후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주장할 계획이다.
고용부 예규는 통상임금을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지급하기로 정한 기본급 임금과 정기적, 일률적으로 1임금산정기간에 지급하기로 정해진 고정급 임금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임금산정기간은 근로자가 규칙적으로 임금을 받는 시간적 간격을 뜻한다. 이에 예규에서는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ㆍ일급ㆍ주급ㆍ월급’으로 정하고 있다. 월급제 근로자라면 정기상여금처럼 매달 받지 않는 것을 제외한 월급만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개최된 5개 완성차업체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백 장관에게 “통상임금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고 했고, 백 장관도 “통상임금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이를 제거해야 한다. 관계부처가 빨리 협의해 국회서 통상임금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같은 뜻을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도 “임금총액이 늘지 않는 방향으로 통상임금 기준을 세우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간담회서 형성됐다”며 “자동차산업 범정부 협의체가 구성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자리에서 통상임금 등 자동차업계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향후 정치권에서 법개정이 추진될 때 노동계 주장과 산업계 주장이 같이 논의돼 협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통상임금 범위보다 신의칙의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의칙의 본질은 기업의 경영환경보다 노사 간 성실한 합의가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해 노사가 과거 임금협상을 했던 점을 재판부가 충분히 수용해 미지급분을 소급적용하지 않도록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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