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생산·포설 국내 유일 차세대 신성장 동력 집중 육성도
지난 27일 동해시 송정동 동해항에는 중소형 포설선 한대가 LS전선 동해시 공장에서 갓 생산된 12킬로미터에 이르는 해양케이블을 선적하고 있었다.
무게 380톤에 이르는 이 전선은 앞으로 30년 넘게 전라남도 완도와 주변 도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공장에서 항구까지의 거리는 400여미터. 해저케이블은 이 거리를 분당 5미터의 속도로 천천히 이동해 선박에 차곡차곡 쌓였다. 선적에는 모두 4일 밤낮이 꼬박 걸렸다.
케이블 선적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공장 내 턴테이블이 케이블을 풀어내는 속도와, 포설선 위 케이블이 감기는 속도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으면 선적중인 케이블이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적되는 케이블끼리 부딪혀 일어나는 마찰열을 줄이기 위해 케이블이 바닷물에 잠기게 한 뒤 감는 것도 기술이다. 현장 관계자는 “한 곳만 망가져도 전체 작업을 다시 해야 한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것이 선적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LS전선 공장 내에는 벨기에로 곧 수출될 직경 2200밀리미터 해저케이블이 갓 생산돼 지름 30미터짜리 턴테이블에 천천히 감기고 있었다. 총 길이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해저케이블은 벨기에 해상풍력발전 단지에 납품돼 향후 30년동안 생산된 전기를 육상으로 옮기는 역할을 맡게 된다. 1미터 기준 무게가 10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이 거대 케이블은 초고압 전력에도 버틸 수 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사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집중 육성중이다. 영업이익률이 1~2% 가량에 불과한 건선 사업이나 나선 사업에 비해 고부가가치 사업이 해저케이블 사업이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올해 3월 종합건설면허를 가진 LS빌드윈 법인을 등기하면서 ‘풀 턴키’ 방식 수주 역량도 키웠다.
해저케이블 사업은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다.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 분야가 각광을 받으면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 가능성도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력 수입 필요성이 커진 일본 정부가 중국 정부와 함께 구상중인 동북아 ‘슈퍼 그리드’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해저케이블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동북아 ‘슈퍼 그리드’는 중국 고비 사막에서 발전된 태양광 전기를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가져가는 프로젝트다. 한국은 그간 이 사업에 소극적이었으나 탈원전 선언 이후 전기료 안정화를 위해 전력 수입 필요성이 커지면서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할 조짐도 일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전력의 국가간 이동은 자연스러운 추세다. 지정학적 불안만 해소된다면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이 바로 해저케이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LS전선은 초전도 케이블에서도 세계 최고 용량, 최장 길이의 실증을 끝내고 상용화 준비를 마친 상태다. 초전도 케이블은 지하 케이블 설치 공간이 부족한 곳에서 활용도가 높다. 주로 도심지역이 대상이다. 초전도 케이블은 전력구와 관로를 새로 건설하지 않고 기존 케이블 교체만으로도 송전 전력량을 5배~10배까지 늘릴 수 있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