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5곳신고…자영업자 피해속출

“컴퓨터 켜는 게 두려워요”

컴퓨터 악성 바이러스인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ransomware)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주말을 보내고 15일 오전 업무를 시작한 공공기관, 기업, 은행, 상가 등에서는 컴퓨터를 켜기 전에 백신을 설치하느라 정상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관련기사 3면 이날 오전까지 국내 보안 업체에 보고된 공격 건수는 2000건이 넘었다. 민간 보안업체와 데이터 복구업체 등이 접수한 피해 사례는 더 많아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8시30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랜섬웨어 공격 건수가 수천건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 5곳이 정식으로 감염 신고를 했다. 전날까지 신고 기업은 4곳이었지만, 밤새 1곳이 늘었다. 피해 관련 문의를 해 온 기업은 8곳이었다고 KISA는 밝혔다.

랜섬웨어는 중요 파일을 암호화한 뒤 이를 복구하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한 대만 감염되면, 같은 기업이나 기관 내부의 다른 컴퓨터까지 감염시키는 무서운 파괴력을 갖고 있다.

해외에 지사나 본사를 둔 국내 기업, 네트워크와 연결된 결제 단말기와 광고판 등을 사용하는 상가들이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 일부 상영관의 광고서버가 랜섬웨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전날 사이버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고 대국민행동요령 등 대비책을 내놨지만 이날 아침 기업들은 우왕좌왕했다.

서울에 있는 기업과 공공기관들은 이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랜섬웨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행정을 담당하는 김모(35ㆍ여)씨는 “컴퓨터 켜는 순간 먹통이 되진 않을까 조마조마했다”며 “월요일 오는 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 워너크라이에 감염된 곳이 글로벌 제조업, 정보통신업, 대학종합병원 등 대기업들로 확인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흘렀다.

A기업의 경우 정부에서 내린 행동지침을 휴일에 미리 문자로 안내하는 등 예상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애썼다.

정부의 대국민행동지침을 못믿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4일 대국민행동지침을 통해 인터넷 회선을 뽑은 뒤 PC를 켜고 설정에 들어가 파일 공유 기능을 해제한 뒤 재부팅 할 것 등을 권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예방책도 못 믿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 다니는 한모(32ㆍ남)씨는 “회사 랜선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주변 와이파이가 잡히면 감염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을 표명했다.

최상현ㆍ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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