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역동성을 잃고 오랜 침체에 빠졌던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세로 꿈틀대고 있다.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이 40% 이상에 달하는 만큼 수출이 전체 경기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실제로 우리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달에는 역대 2위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냈다.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도 기존 2.9%에서 6∼7%로 대폭 상향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거침없는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예상보다 거세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도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우리 수출은 미중 의존도가 40%나 돼 이들 시장이 흔들리면 나라 경제 전체가 악영향을 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모든 무역협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한미 FTA 재협상 나아가 종료까지 언급했다. 이로써 미국이 그간 줄기차게 요구해온 비관세장벽 철폐 등 의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미국이 FTA 품목 전반에서 협정세율 인하를 요구해올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한국의 협정세율 단순평균이 1.6% 정도로 미국(0.3%)에 비해 높다는 이유에서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자동차와 철강 등 공산품 관세를 인상하는 대신 한국에 소고기와 오렌지, 쌀 등 농축산물 관세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될 경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우리나라의 수출손실액이 최대 170억 달러(약 19조원) 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사드배치에 대한 경제보복을 노골화하는 가운데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지’의 흑자 규모는 771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억680만 달러)와 비교하면 27.8%나 감소한 수치다. 음향·영상 서비스 흑자가 줄어든 것은 사드배치 관련 중국의 보복조치 등으로 우리나라의 영화·음악 등 한류 콘텐츠의 중국 판매가 타격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급격히 줄어 올 1분기 여행, 운송 등의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88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30% 감소하고 대(對)중국 수출이 2% 줄어들 경우를 가정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지고 고용은 2만5000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연구원도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이 10% 줄면 대외소득은 2.7% 감소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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