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국산 화장품ㆍ패션 브랜드 매장 앞은 ‘북적’ - 中 단체관광객 대신 ‘日ㆍ중동 관광객’ 비중 높아져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중국인들을 한국에 안 보내겠다니깐 걱정이 많았죠. 이러다 문 닫는 거 아닌가 싶고…”

지난 7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한 시내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만난 박모(33ㆍ여) 씨는 여전히 바빴다. 중국 당국이 자국민의 한국여행을 전면금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국내 면세점에 위기가 닥칠 거라 했지만, 막상 현장은 예전만큼이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기 때문이다. 박 씨는 “보면 알겠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한국 화장품 사려고 줄을 서고 있다”며 “매장에만 있으면 전혀 위기감을 느낄 수 없다”며 말했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에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은 ‘면세점’이었다. 하지만 면세점 위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내면세점엔 여전히 많은 외국인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시내면세점 2곳을 들른 결과 각 층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특히 ‘설화수’나 ‘후’와 같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매장 앞은 여전히 긴 줄 행렬로 직원들의 현장정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실제로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배치 이후로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진 수치상 (매출이) 빠지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모습도 눈에 띄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압도적이던 예전과 달리 확연히 출국 예정인 내국인과 일본인, 중동인이 북적이는 모습이 새로운 풍경이었다. 곳곳에서 일부 일본인 관광객들은 자신의 휴대폰으로 인터넷면세점 어플리케이션을 켜놓고 가격을 비교하기 까지 했다. 일본 도쿄에서 왔다는 나츠미(26ㆍ여) 씨는 “4년 전에도 한국에 왔었는데 그땐 (다른 시내면세점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천천히 둘러볼 수가 없었다”며 “그 때보단 중국사람이 많지 않아 쇼핑하기에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왔다는 또 다른 여성은 “원래 쇼핑할 계획이 없었는데 친구가 가자고 해서 (면세점에) 들렸다”며 “일본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은데 여기는 그래도 아주 불편하지 않은 정도. 오히려 일본어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한 층에서 내려와 명품시계와 향수 등을 판매하는 코너엔 중동인 고객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명품관에서 시계와 보석류 등을 골라 찬장에 올려놓고 직원들에게 문의하기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면세점 직원은 “좀전에 온 손님은 카타르에서 온 사업가라고 하더라”며 “중동에서 온 손님들이 씀씀이가 커 직원들끼리 앞으로 중국어 대신 아랍어를 좀 배워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직원은 “아무래도 기존의 중국인 관광객들은 명품관보단 화장품 구매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실제 타격이 있다고 해도 화장품코너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명품관 쪽은 앞으로도 꾸준히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전엔 가끔 보이던 일본인들이 유독 많이 보여 낯설다”며 “화장품 코너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많았는데 명품관의 경우 아무래도 유럽, 중동인들이 자주 찾는 것 같다”며 바뀐 풍경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