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트럼프노믹스가 잠자던 닥터 코퍼(Dr. Copper)를 깨웠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깜짝 당선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워 금ㆍ은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결과를 열어놓고 보니 수혜를 입은 쪽은 구리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은 둔화된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로 이어졌다.
이런 기대로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구리가격은 급등한 반면, 랠리가 기대됐던 금ㆍ은 가격은 하락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채권(ETN) 같은 금융상품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기동 가격은 미 대선 직전인 7일(현지시간) 톤당 5042.00달러에서 11일 5910.00달러까지 올랐다. 5거래일 동안 구리는 17.22% 급등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인프라 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상품이 바로 구리”라며 “구리는 산업용 금속의 대표로 구리의 3개월 선물가격은 최근 한 달 저점 대비 20%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국제 구리 가격이 뛰니 국내 금융상품 시장에서도 관련 종목들이 덩달아 떴다.
‘TIGER 구리실물’ ETF는 미 대선 전인 8일 주당 5590원에서 14일 6890원으로 23.26% 급등하면서 구리 관련 ETF 가운데선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KODEX 구리선물(H)’ ETF는 5010원에서 5530원으로 10.38% 올랐고, ‘신한 구리 선물 ETN(H)’도 1만965원에서 1만2055원으로 9.94% 치솟았다.
이들 ETF/ETN의 평균수익률은 14.53%였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리 가격이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높아진 추세 전환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쇼크’로 반짝하던 금ㆍ은 등 귀금속값은 내렸다.
올 들어 1300달러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던 금값은 7일 온스당 1278.30달러에서 11일 1223.50달러로 4.29% 하락했다.
7일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8.12달러에서 10일 18.72달러로 올랐으나 급전직하, 11일은 전날보다 7.22% 빠진 17.36달러를 기록했다.
손재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매수세를 자극하는 흐름은 전혀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12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전망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트럼프의 재정정책 전망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및 달러화 강세가 금 가격 급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시세가 이렇다 보니 귀금속 관련 ETF/ETN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KODEX 골드선물(H)’ ETF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마이너스(-)4.8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KODEX 은선물(H)’도 -5.32%의 수익률을 보였다.
ETN 가운데엔 ‘신한 금선물 ETN(H)’이 5.36%, ‘신한 은선물 ETN(H)’이 5.88% 각각 하락했다.
ygmoon@heraldcorp.com
☞닥터코퍼(Dr. Copper)=구리가 경기판단 지표로 쓰이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 구리는 제조업 전반에서 재료로 사용됨에 따라 구리 수요가 늘면 경기가 좋고 줄면 경기가 나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으며, 때문에 실물경제의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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