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브리더스컵은 미국의 켄터키더비와 호주의 멜버른컵, 홍콩국제대회, 두바이월드컵 등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마대회다. 모든 경주가 미국 NBC를 통해 생방송되는 만큼 취재열기도 상당하다. 실제로 대회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선 경주마의 새벽조교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많은 기자들이 자리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4~5일 양일간 총 13개 경주로 진행된 브리더스컵에서 가장 많은 이목을 끈 경주는 단연 ‘Breeders’ Cup Classic(G1)이었다. 총 상금이 600만달러(한화 약 68억원)에 달하며, ‘California Chrome’을 비롯한 명마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국내 경마관계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서 터졌다. ‘Breeders’ Cup Juvenile Turf‘가 바로 그것. 한국마사회를 마주로 둔 저력의 2세마 ‘J. S. Choice‘가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린 탓이다. 비록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이를 발판삼아 내년 켄터키더비에서 훨씬 뛰어난 성적을 만들어보겠다는 게 한국마사회 관계자의 입장이다.
사실 ‘J. S. Choice‘의 브리더스컵 출전은 수 개의 인연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첫 번째 인연은 ’케이닉스‘와 관련 있다. ’케이닉스‘는 유전자정보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선발․교배 프로그램으로 한국마사회는 현재 케이닉스Ⅲ까지 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다. DNA 정보를 이용해 경주마의 잠재능력을 도출하는 게 핵심이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특허는 물론, 해외 유명학지에도 수차례 게재됐다.
‘J. S. Choice’ 역시 케이닉스로 선발된 경주마다. 지난해 미국 경매시장에 나왔을 때만 해도 ‘J. S. Choice’는 부마(父馬)와 달리 모마(母馬)의 능력이 미 입증돼 구매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가 케이닉스로 분석해보니 유전자 상으론 부마와 모마의 조합이 월등히 뛰어났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현지에서 ‘J. S. Choice’를 단돈 7만5000달러에 구매했다. 한편, 올해 거래된 ‘J. S. Choice’의 동생은 350,000달러로 몸값이 급등했다. ‘J. S. Choice’가 올해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모마의 씨말 능력도 함께 검증한 덕분이다.
두 번째 인연은 토드플레처(Todd Pletcher) 조교사와 관련이 있다. 토드플레처는 5000여명의 조교사가 활동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첫 번째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연간 수득상금 1위를 10회 달성했으며 철두철미한 스케줄 관리와 스파르타식 훈련법으로도 상당히 유명하다. 실제로 한국마사회는 ‘J. S. Choice’를 포함해 7두를 맡겼지만, 강도 높은 훈련과 부상 등으로 ‘J. S. Choice‘를 제외한 나머지 경주마들은 아직 데뷔전조차 가져보지 못했다.
토드플레처는 “오직 ‘J. S. Choice’만이 완벽하게 훈련을 소화해냈다”며 “강인한 마인드와 적응능력, 식성 덕분에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더스컵 도전을 끝낸 ‘J. S. Choice’는 다시 플로리다로 돌아가 긴 휴식을 가지게 된다. 내년부턴 세계 최고의 경마무대 ‘켄터키더비’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제2막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앞으로 케이닉스 사업을 통해 ‘J. S. Choice’와 같은 유전적 우수마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진우 종축개량벤처TF팀장은 “장기적으로 한국과 미국을 잇는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일단 미국에서 씨수말로 검증을 받으면 해외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해주기에 장기적으로 농가소득이나 경주마수출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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