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칼바람’이 부는 증권가에서 유독 새 가족 맞이에 분주한 증권사가 있다. 바로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연말까지 1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지난해 채용인원(80여명) 대비 올해 신입채용을 늘린 유일한 증권사다.
지난 9월 채용과정에 돌입한 뒤 서류심사, 직무적합성 검사, 1차 면접 등을 끝낸 상태다. 오는 14일 최종 면접만을 남기고 있다.
이는 몇 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업황 부진, 인수ㆍ합병(M&A) 등의 여파로 채용 계획조차 내놓지 못한 여타 증권사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2005년 이후 10여년간 단 한 해도 신입사원 채용을 거른 적이 없다는 점은 한국투자증권만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인재가 곧 회사의 기반’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인재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가을 한양대, 연세대, 서울대, 고려대 등 4개 대학을 돌며 ‘CEO와 함께하는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직접 연사로 나선 것도 이 때문.
유 사장은 첫 채용설명회에서 “스펙보다 스토리가 있는 인재를 뽑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헤럴드경제와 만난 유 사장은 그 의미에 대해 “이 일을 정말 하고 싶다는 걸 그간의 경험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사장이 말하는 증권업은 나날이 경쟁이 가속화 되는 데다가, 개인 역량에 따라 생산성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다.
매일 평가를 받게 되는 만큼 웬만한 ‘사명감’ 없이는 일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잊지 못할’ 지원자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그는 “대학에서 디자인과 공학 을 전공하다가 전혀 관련 없는 분야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관심을 갖고, 관련 부서 본부장에게 끈질기게 연락을 해오던 학생이 있었다”며 “뒤늦게 알고 보니 면접과 인적성까지 통과해 면접에서도 자신이 노력해온 점을 강조하더라, 이 정도 끈기면 안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120대 1 수준이었던 채용 경쟁률은 현재 40대 1 정도로 낮아진 편이다. 증권사 입사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생각에 지레 겁을 먹고 지원하지 않는 지원자가 늘어난 까닭이다. 한편으론, 채용설명회에서 “‘그냥’ 원서나 넣어볼까 하는 생각이라면 지원조차 말아라”는 유 사장의 일침도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사장은 “경쟁률은 줄었지만, 정말 하고 싶은 사람만 모이다 보니 그 안에서의 경쟁은 피 튀기는 수준”이라며 “알짜배기를 놓고 뽑아야 하는 만큼 회사의 고민도 깊다”고 설명했다.
‘옥석 가리기’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에서는 기존에 우수한 인사고과를 받은 직원의 특징과 특성을 데이터화 해 신입사원 채용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우수한 직원’을 넘어서 한국투자증권에 ‘적합한’ 인재를 뽑겠다는 의지다.
올 연말 최종 선발되는 100여명의 새 가족과는 고객의 우량자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사장은 “가진 재산을 얼마나 잘 불리는 지가 관건이 된 시대”라며 “우수한 상품으로 고객의 우량자산을 끌어오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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