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임박해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일 코스피 지수는 장초반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시장도 상승세로 출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원 내린 1141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과거 주가수익률이 민주당 집권 시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다만,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권에 접어들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이 ‘클린턴 당선’에 춤추는 이유?=시장 참여자들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고대하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경제자유주의와 온건주의를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 후보는 자국우선주의와 배타적 보호무역 등을 주장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판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과거 민주당 집권시기에 주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점도 하나의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KB투자증권이 1857년 이후 미국 다우지수를 기준으로 민주당ㆍ공화당 집권기간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 집권기 연평균 수익률은 7.01%로 공화당 집권기의 수익률(5.90%)을 웃돌았다.
더욱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경우 미국 증시는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경험도 있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선 이후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확신하기 어렵지만, 시장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좀 더 선호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상승 구간을 나눠서 본 시장 변화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 상승구간에서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변동성 또한 갈수록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반면 7월~11월 초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구간에서는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미국 증시의 조정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0.927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클린턴 당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클린턴만 당선되면 금융시장의 ‘안도 랠리’는 떼놓은 당상일까.
증권가의 대답은 “아닐 수도 있다”이다. 제기되는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후보의 대선 불복이다.
조지 부시와 엘 고어가 대결한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의 선거 결과를 두고 약 한 달간 검표와 재검표 등이 이뤄지면서 금융시장도 혼란에 빠졌다.
S&P500 지수는 미국 대선 이후 12월20일까지 11.70% 빠졌다. 달러화지수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3.70%, 83bp 내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결과가 시장 기대처럼 클린턴 당선과 트럼프 후보 승복으로 나타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도 랠리가 나타나겠지만, 트럼프 당선 혹은 선거결과 불복이 나온다면 ‘블랙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클린턴 당선에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 여부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외에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원유 공급을 둘러싼 산유국간 갈등 등 각종 리스크 요인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클린턴이 당선되더라도 향후 한 달간은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 인내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린턴 당선에 따른 지수 반등은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 대선 이후에도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주식 비중 확대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까지 기다릴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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