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호반그룹 사옥(왼쪽), 한진그룹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각사 제공]
서울 서초구 호반그룹 사옥(왼쪽), 한진그룹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각사 제공]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경영권 확보보다 투자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반그룹이 지난해 LS 지분을 전량 매각해 약 10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전례가 있는 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의 우호지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주주총회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산업은행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도 변수로 꼽힌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지난 7월10일 기준 한진칼 지분 매입에 약 8782억원을 투입해 1조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iM증권이 분석한 평균 매입단가는 5만9793원, 수익률은 125%를 웃돌았다. 한진칼 주가는 당시 13만4700원에서 지난 3일 17만5200원으로 30.07% 상승해 평가이익은 더욱 커졌다.

호반그룹은 이후에도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20.57%)을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LS 지분 투자에서도 상당한 차익을 거뒀다. 지난해 3월 LS 지분 매입 사실이 알려진 뒤 지분율을 4.43%(140만4665주)까지 확보했다. 당시 계열사인 대한전선과 LS전선이 특허 침해와 기술 유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어 경영 개입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호반그룹은 같은 해 10~11월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호반그룹은 당시 LS 주식을 10만원대 초반에 매입해 20만~23만원대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주식 수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10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결과적으로 투자 수익을 실현한 것이다.

한진칼 역시 조원태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 상당해 호반그룹이 지분율에서 앞서더라도 경영권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20.57%이며, 우호주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14.90%, 산업은행이 10.58%, LX판토스가 3.83%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분을 합하면 49.88%에 달한다.

조 회장도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섰다. 지난 2일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총 370억5000만원 규모로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는 다음 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매도인이 공개되지 않아 조 회장 측 전체 우호지분이 늘어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 회장 측 우호주주로 분류되는 산업은행의 지분 10.58%는 향후 경영권 경쟁의 변수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투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17일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어 산업은행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진칼 지분 5.46%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도 경영 성과에 비해 보수 한도가 과다하다며 반대했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고, 2024년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국민연금은 올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양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모두에게 찬성하는 등 특정 진영에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주지는 않았다. 이에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도 국민연금이 어느 한쪽을 지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여전히 ‘단순투자’로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건설사 특유의 ‘알박기’와 비슷한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며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을 고려하면 당장 경영권 분쟁이 격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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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그룹이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선 데 이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지분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에 한진칼 주가가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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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jun82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