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OTT 시장 재편 박차

매각실패 왓챠, 회생계획안 법원 제출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3년째 제자리

넷플릭스도 직원 6% 구조조정 나서

[왓챠 홈페이지 갈무리]
[왓챠 홈페이지 갈무리]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시장 재편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왓챠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이달 경영 정상화의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최종 마무리가 지연되면서 토종 OTT업계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

글로벌 1위 넷플릭스마저 대규모의 인력 감축을 통한 ‘군살 빼기’에 나서면서 국내외 OTT 업계 전반에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왓챠, 1년 2개월 만에 회생계획안 제출…27일 회생계획안 심리·결의=3일 정보기술(IT)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왓챠는 지난달 14일 서울회생법원 제17부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법원은 오는 27일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 예정이다.

왓챠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것은 지난해 8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그동안 왓챠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총 9차례 연장해 왔다. 인수자 선정이 지연된 데다, 채권자별 변제 조건과 기존 주주 지분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왓챠는 지난 4월 공개 매각이 유찰된 이후 새 인수 후보를 물색해 왔다. 이후 지난 7월 콘텐츠 검색·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인수 희망자를 찾기 위한 공개 매각에서도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키노라이츠가 사실상 단독 인수 후보로 남았다.

키노라이츠가 회생계획안에 명시한 인수 대금은 기존 시장에서 알려진 금액과 유사한 약 42억5000만원 규모다. 이는 왓챠가 과거 인정받았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1%대에 불과한 규모다.

왓챠는 지난 2021년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투자유치 과정에서 약 3000억~33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관계인집회의 핵심 쟁점은 채권자들이 회생계획안에 제시된 변제 조건을 수용할지다. 왓챠가 지난 2021년 발행한 CB 규모만 약 490억원에 달한다. 인수대금 42억5000만원 전액을 CB 변제에 활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발행 원금의 약 8.7%에 불과하다.

업계에 따르면 채권자의 실질적인 현금 변제율은 1~5%대의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으로 갚지 못하는 채권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일부 면제되거나 출자전환·장기 분할 변제 등의 방식으로 조정된다.

해당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려면 회생채권자들이 보유한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왓챠의 주요 CB 투자자로는 약 200억원을 투자한 인라이트벤처스와 약 100억원을 투자한 두나무 등이 거론된다. 두 회사의 투자 금액을 합치면 전체 CB 발행 규모 490억원의 약 61%에 달한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고 법원의 인가까지 받으면, 왓챠는 계획에 따라 채무조정과 키노라이츠 인수 절차를 이행하게 된다.

반면 계획안이 부결되면 추가 협상이나 계획안 수정, 후속 결의 절차가 필요하다. 법정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이 일부 반대 채권자 집단에 관한 권리보호 조항을 련해 강제로 인가할 가능성도 있다. 끝내 계획안 인가에 실패해 회생절차가 폐지될 시 파산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넷플릭스 2022년 이후 최대 규모 인력 감축…티빙·웨이브 합병 3년째 표류=생존기로에 선 왓챠를 비롯해 토종 OTT들의 돌파구 마련도 시급해졌다. 당장 3년째 표류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마무리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까지 받았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로 또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두 플랫폼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더블이용권’ 등으로 서비스 제휴를 확대하고 있지만 ‘규모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선 최종 합병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티빙과 웨이브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각각 999만명, 397만명이다. 단순 합산 시 1396만명으로 1위 넷플릭스(1550만명)와 견줘볼 만한 규모다.

아울러 업계에서 독주하던 넷플릭스마저 지난달 전체 직원의 6%에 해당하는 1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인력 감축이다.

분기 매출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성장 둔화가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1위 넷플릭스도 인력 감축을 통한 사업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차민주 기자


cha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