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배추 18.5%·무 11.1% 증산 전망
할인 예산 작년보다 140억원 늘려
농산물 최대 40%·수산물 50% 할인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올해 가을배추와 무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김장비용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배추와 무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각각 37%, 31%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김장철 할인 예산을 지난해보다 140억원 늘린 640억원으로 확대하고, ‘김장 한 포기 더 담기’를 통한 소비 촉진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6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을 3일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김장재료 수급 관리와 할인 지원, 소비 확대 등을 추진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21만4000톤(t)으로 지난해보다 18.5% 증가할 전망이다. 가을무 생산량도 37만2000t으로 1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작황이 좋아진 영향이다.
반면 김장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 올해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는 응답 비율은 58.6%로 지난해 64.2%보다 5.6%포인트 낮아졌다. 4인 가구 기준 김장 규모는 23.4포기로 지난해 23.5포기와 비슷했다. 전체 김장배추 수요는 지난해 64만2000t보다 9.1% 감소한 58만3000t으로 추정됐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배추와 무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2일 브리핑에서 배추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약 37%, 무는 약 31%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농촌경제연구원도 김장철 배추와 무 가격이 평년 이하에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올해 김장대책의 무게중심을 공급 확대보다 소비 촉진에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김장철 할인 예산은 농산물 300억원과 수산물 200억원 등 50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농산물 지원액을 440억원으로 늘렸다. 수산물은 지난해와 같은 200억원이다.
농산물 할인 예산 440억원 가운데 400억원은 대형·중소형마트 등에서 김장재료와 수육용 돼지고기 등을 최대 40% 할인하는 데 사용한다. 나머지 40억원은 200억원 규모의 농할상품권을 20% 할인 발행하는 데 투입한다. 농할상품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50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으로 4배 확대됐다.
마트 할인은 지난달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진행된다. 농할상품권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이달 2~8일 먼저 판매하고, 전체 소비자에게는 오는 9~15일 판매한다. 오이와 애호박, 토마토, 파프리카, 샤인머스캣 등 최근 가격이 하락한 농산물도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
수산물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대한민국 수산대전 김장 특별전’을 통해 천일염과 새우젓, 멸치액젓, 굴 등을 최대 50% 할인한다.
정부는 기상 악화 등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 부족에도 대비한다. 배추 4만6500t과 무 9000t을 사전 확보해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다만 확보 물량 전체를 김장철에 시장에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물량을 보유하다가 필요할 때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고추 500t과 마늘 515t, 양파 1500t 등 정부 비축 물량은 가공·유통업체에 선제적으로 공급한다. 배추와 무, 대파, 쪽파, 생강 등은 생육 관리와 병해충 방제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을 유도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과 협력해 김치 담그기 행사와 나눔 캠페인도 확대한다. 임직원 대상 김치 단체 구매와 취약계층 김치 나눔, 농촌체험휴양마을을 활용한 김장 체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김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 촉진 캠페인만으로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준환 농식품부 유통정책관은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많아 일부 물량을 산지에서 격리하더라도 가격을 지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산지 격리보다 소비 확대에 중점을 두고 할인 예산을 늘렸다는 것이다.
서 정책관은 “김장대책은 사실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며 “적정 재배면적을 확보하더라도 작황에 따라 생산량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대응한 안정적인 농업 생산구조 개편 등 근본적인 대책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김장재료 원산지 표시 단속과 잔류농약 안전성 조사도 강화한다. 배추와 무, 고추, 마늘 등을 대상으로 오는 30일까지 잔류농약 특별조사 800건을 실시하고, 수입김치와 양념채소 등의 원산지 거짓 표시 여부도 집중 점검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는 전반적으로 김장채소 공급은 충분한 반면, 애쓰신 농업인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에 따른 어려움이 염려된다”며 “‘한 포기 더 담고 나누기’에 동참해 어려운 농가와 이웃 사랑을 실천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김장재료인 새우젓, 멸치액젓, 굴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등 김장철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adast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