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논돌담길
동해시 논돌담길
동해시 한섬터널
동해시 한섬터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남녀 주인공은 추암해변을 그토록 가고싶어 했고, 모종의 상념에 빠지자 그곳으로 훌쩍 떠난다.

이처럼 문득 떠나 혼자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의미있는 여행이 될수 있지만, 인문학 소양을 갖춘, 이모님 같은 해설자들이 동행할 때, 아름다운 것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동해시 한섬해변 미니터널은 요즘 MZ세대의 인생샷 촬영지이지만, 과거 논밭가에 있던 집과 이 한섬바다를 오가던 반농반어촌 주민들의 유일한 통로였다.

영동선 기차가 수시로 오가니 주민들이 간곡히 요청해 해안철로 아래를 어렵게 뚫어 얻어낸 이 통로에는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묵묵히 일하던 반농반어촌 주민들의 고단함이 묻어있다.

논골담길은 이 길 끝, 오징어를 말리던 달동네 산꼭대기에 귀한 쌀을 수확하는 작은 논이 있기도 했지만, 수산물이 가득한 양동이를 지고 묵호항에서 출발해 묵호동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바닷물이 골목길에 계속 흘러 흥건해진 것이 마치 논 같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푸켓 것과 닮은 한섬해변 007바위
푸켓 것과 닮은 한섬해변 007바위

이곳은 논골이고, 한섬 바다 내륙, 차가운 청정옥수가 솟아나는 곳은 찰 한(寒)자를 써서 한골이었다. 찬물내기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동해시의 도심인 ‘천곡(泉谷:샘 솟는 골)동’의 어원이나 다름없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논골담 골목길이 단순히 K-드라마 ‘상속자들’ 촬영지라는 반가움을 넘어, 매우 감성적인 매력까지 느끼게 된다. 문득 자기 할머니, 아버지 생각도 날 것이다.

동해시 안팎의 청년들, 선박의 크루와 도심 샐러리맨들의 술파티가 매일 벌어지는 천곡동, 그곳에 청정 옥수가 샘솟았다고 생각하면 더욱 정감이 깊어지고 술맛도 달 것이다.

밤이 되면 아시아 최대 비정형빌딩으로 변하는 논골담길 달동네
밤이 되면 아시아 최대 비정형빌딩으로 변하는 논골담길 달동네
도째비골 하늘자전거
도째비골 하늘자전거

문화해설사들은 이런 실제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관광객의 여행을 더욱 두툼하게 해준다.

동해시가 추암, 한섬, 천곡, 논돌담길 등 동해안 770km 해파랑길 중 동해시에 해당하는 33, 34코스 관광객들에게 보다 풍성한 걷기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관광해설 서비스를 강화한다.

33코스는 추암해변에서 동해역·한섬해변 등을 거쳐 묵호역까지, 34코스는 묵호역에서 논골담의 묵호동, 활어회의 메카 어달, 서핑의 새로운 중심이 된 대진, 동해시 대표해수욕장 망상 해변을 지나 옥계 방면으로 이어진다.

동해시는 지난 16일 문화관광해설사를 대상으로 코스별 관광정보와 ‘두루누비’ 앱 활용법 등 현장 중심 교육을 실시해 해파랑길의 관광자원과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해설 역량을 높였다.

동해시 추암
동해시 추암

올해 9월까지 동해시 문화관광해설 서비스를 이용한 관광객은 6만2000여명으로, 동해시는 걷기여행과 관광해설을 연계해 여행 만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걷기환경 개선도 병행해 데크·난간 보수와 제초·도색 등을 지속하고 있으며, 한섬 리드미컬게이트 구간에는 약 8000만원을 투입해 보수를 완료했다.

김형기 문화관광국장은 “해파랑길은 동해의 바다와 도심, 어촌의 이야기를 걸으며 만나는 길”이라며 “안전한 걷기환경과 함께 동해만의 이야기를 전하는 관광해설 서비스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